"기업 피터팬증후군 막으려면…성장기업 인센티브 늘려야”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6일, 오후 07:18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이미 성장을 이뤘거나 성장 잠재력을 갖춘 기업에도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정책 자금이 수익성이 낮은 기업에만 집중되면서 더이상 성장하지 않으려하는 ‘피터팬 증후군’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6일 발표한 ‘주요국의 성과기반 지원정책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수익성이 낮은 기업에 상대적으로 많은 정부 지원금이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을 총자산영업이익률(ROA) 기준 10개 분위로 나눴을 때 최하위 10% 기업이 전체 정부 지원금의 10.7%를 받았는데, 상위 10% 기업의 비중은 5.1%에 그쳤다.

ROA는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해 수익을 나타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2018~2025년 정책 자금이 ROA가 낮은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한상의는 “보호⋅생존 차원의 정책지원도 중요하지만, 성장성 있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가 필요하다”며 “더 많은 부가가치 창출을 견인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했다.

자료=대한상의
자료=대한상의
보고서는 “국내에도 월드클래스 플러스, 글로벌 강소기업 1000+ 프로젝트 등 성장 기반의 지원 정책이 있으나, 그 기반 위에 성장데이터 관리, 사후평가, 맞춤형 전담 지원 등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성장 단계에 따라 스타트업은 실패위험을 공유하는 인내자본을, 성장기업은 성장고개를 넘을 수 있는 맞춤코칭을, 대규모 투자는 성공연동형 인센티브를 각각 제안했다.

현재 매출이 크지 않지만 미래 전략가치가 높은 딥테크, 바이오, 첨단제조 분야 성장초기 기업에게는 신기술 개발의 실패위험을 정부가 나눠지는 인내자본 성격의 보조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대한상의의 판단이다. 이스라엘의 ‘성공연동형 R&D 보조금’은 연 매출 3~5% 로열티로 회수된다. 융자가 아니므로 프로젝트가 실패하거나 매출이 없어도 상환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 정부의 R&D 지원 1달러는 총 R&D 지출을 1.41달러로 늘리는 효과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고개 넘는 맞춤코칭도 필요하다. 일정 규모로 성장한 기업은 제도, 글로벌화 등의 고개를 넘을 수 있도록 맞춤형 전담매니저(dedicated manager)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프랑스는 최근의 매출성장 또는 지분투자 유치액을 기준으로 지원대상 120개 기업을 선별하고, 그 중 상위 40개 기업을 다시 추려 전담 매니저를 지원한다. 전담 매니저는 규제·법무·국제화·사회적 이슈 등에 원활히 대응하고, 프랑스의 공공기관과 대기업이 이들 기업의 솔루션을 조달하도록 유도한다. 영국도 스케일업 전담인력을 배정하고 있다.

성숙기 기업에는 성과연동형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 캘리포니아의 CCTC(California Competes Tax Credit)는 기업이 제시한 성과지표를 달성해야 지원이 이행되는 ‘성과약정형’이다. 기업이 정규직 일자리·임금 수준·투자계획 등 연차별 목표를 주정부와 약정한 후, 이를 달성해야만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성장본부장은 “한계기업 지원도 중요하지만 성장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며 “기업 성장을 억제하는 피터팬 증후군을 끊어내고 경제 부가가치를 빠르게 만들어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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