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 3연임 '금지' 대신 특별결의 검토…"경영 자율성 침해"

경제

뉴스1,

2026년 8월 26일, 오후 06:07

유동수 정무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8.26 © 뉴스1 황기선 기자

당정이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법으로 제한하는 방안 대신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법으로 연임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더해 해외 입법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까지 나오며 규제 강도를 조정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26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을 통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을 견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당초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제한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여당 내부에서도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대체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의무화하는 대안도 검토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 여러 방안을 놓고 장단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결정된 사안은 아니다"라며 "대통령실과도 충분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정무위원도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당정 간 협의를 더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논의가 주총 특별결의로 옮겨가면서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정무위에는 금융회사 대표이사의 연임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대표적으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이사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상 대표이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추천을 거쳐 이사회 결의로 선임되며, 정관에 규정이 있는 경우 주주총회 일반결의(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출석, 출석 주주 과반수 찬성)를 통해 선임할 수 있다.

그러나 대표이사가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해당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가 다시 대표이사의 연임을 결정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실질적인 견제 장치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에 개정안은 대표이사 연임 시 일반결의보다 강화된 특별결의(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출석,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를 거치도록 했다.

곽현준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이들 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대표이사 연임에 대한 통제 강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경영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지적했다.

검토보고서는 "대표이사의 선임·연임 과정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필요성이 크다는 의견이 있다"면서도 "최근 4대 금융지주의 연임 관련 주주총회 결과를 보면 80% 이상의 높은 찬성률로 연임 결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의결 요건을 강화해도 연임 방지 효과는 제한적이고 민간 영역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는 비판 우려도 있다"고 했다.

이어 지분 소유에 관해 엄격한 규제를 받는 은행지주회사와 비은행지주회사를 구분해 취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은행지주의 경우 대표이사가 회사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어서 주주총회 중심 규율체계로 강화할 필요성이 비은행지주회사의 경우보다 크다고 했다.

이 같은 신중론은 정무위에 상정된 관련 법안들의 검토보고서 전반에서 공통으로 나타난다. 특히 대표이사 연임을 한 차례로 제한하고 총 재임 기간을 6년으로 제한하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법률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우려도 제기됐다.

검토보고서는 금융위원회 의견을 인용해 "외국의 경우 대표이사의 연임 자체를 제한하는 사례는 찾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해외 입법례 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대표이사 최초 선임은 주주총회 일반결의로 하되 연임 시에는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하는 법안도 논의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관련 법안들에 대해 "개정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적용 대상과 규율 방식 등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배구조개선안과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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