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쿠팡, 현장조사 사전통지 공방…여당은 법 개정 추진

경제

뉴스1,

2026년 8월 26일, 오후 06:44

서울 광진구 쿠팡 본사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와 쿠팡이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 현장 조사의 사전통지 의무를 놓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쿠팡이 행정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공정위는 "현장 조사에 사전통지가 필요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여당은 사전통지 예외 대상에 대규모유통업법 등을 추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위는 26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조사는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라 조사 7일 전에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는 조사가 아니다"고 밝혔다.

행정조사기본법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사전통지 없는 현장 조사를 예외로 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유통업법이 공정거래법의 조사 관련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행정조사기본법은 군사기밀·외교·공정거래법·표시광고법 및 하도급법 등 여러 법에 대해 사전통지 없는 현장 조사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유통업법(2011년 제정)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쿠팡 측은 "(행정기관의) 현장 조사 7일 전에 사전 통지해야 하는 법상 의무는 조사 대상자의 권익과 권리를 보장하는 적법한 절차"라고 했다.

쿠팡은 지난 21일 공정위의 현장 조사 결정·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공정위는 당초 지난 19일부터 28일까지 현장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24일 철수했다.

하지만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행정조사기본법의 '현장 조사 전 사전통지' 예외 명단에 대유법과 대리점법, 소비자기본법 등 5개 법률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업 방어권 논란 확산 조짐…학계 "불시 조사 일상화, 법의 원칙·예외 역전"
'현장 조사 전 사전통지' 문제가 쿠팡과 공정위의 '힘겨루기'를 넘어 기업에 대한 방어권 논란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피조사업체에 현장 조사 등을 개시하기 전 7일 전 사전 통지해야 하는 행정조사기본법은 지난 2007년 5월 제정됐지만, '원칙'보다 '예외'가 보편화됐다는 지적이다.

올해 초엔 '사전 통지 생략이 위법하다'는 행정심판기관 판단도 나왔다. 지난 2월 조세심판원은 A법인의 세무조사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가 희박함에도 사전통지 없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며 세금 고지를 취소했다.

국세기본법은 납세자 조사 15일 전의 조사 대상 세목, 조사 기간과 사유 등을 통지해야 하는데 증거인멸 우려가 있으면 생략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쿠팡 측은 올해 1월부터 여러 차례에 거친 현장 조사로 공정위의 방대한 자료 제출 요청에 응하고 있어, 이번 현장 조사는 사전 통지 예외 사항에 해당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증거 인멸이라는 예외 조항을 관행적으로 넓게 적용해 불시 조사를 일상화한다면 법이 명시한 원칙과 예외의 관계가 역전되기 때문에 예외 사유는 매우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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