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수 “코인거래소 단계적 지분 매각·의결권 제한 검토”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6일, 오후 08:16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정과제인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당정 통합안이 내달 발의되는 가운데,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에 대한 단계적인 지분 매각과 의결권 제한 방안이 동시에 검토된다.

정부·여당은 가상자산거래소를 공적인 인프라로 보고 기존 금융기관 수준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미 성장한 민간 기업의 지분을 강제 매각하거나 의결권을 제한하는 조치여서 재산권 침해, 위헌 논란, 산업 위축 우려가 제기된다.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내달 발의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당정 통합안에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의결권을 20%로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되는지’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수치는 지금 밝힐 수 없다”며 “(당정은) 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는 방안과 의결권 제한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당정 통합안을 대표발의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금융위로부터 디지털자산기본법 관련) 안이 오면 당내에서 논의해 법안을 만들고 제 이름으로 할지, 박상혁 의원 이름(여당 간사)으로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유 위원장이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규제 방안과 대표발의 방식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유 위원장은 지난 24일 디지털자산기본법 관련해 “다음 달에 발의할 것”이라며 “금융위 안을 기본으로 해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위로부터) 정부안이 오니까 은행 50%+1주 컨소시엄, 거래소 지분 규제 모두 다 논의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참조 이데일리 8월24일자 <스테이블코인법 당정 통합안 나온다…유동수 “내달 발의”> )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구 갑·3선). (사진=연합뉴스)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구 갑·3선). (사진=연합뉴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가상자산 발행·유통·공시·상장, 스테이블코인 등 전체 생태계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업권법이다. 일종의 ‘디지털자산 헌법’, ‘디지털자산 바이블’ 같은 토대가 되는 법제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다. 1326만명(작년 12월 업비트 누적 회원 기준)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입법이기 때문에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제정법이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제정한 스테이블코인법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내년 1월18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지니어스법이 시행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본격 발행·유통될 예정이다. 테더(USDT)·서클(USDC) 외에도 200개 안팎의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발행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달러 공습’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시급한 입법 필요성이 있는 제정법이지만 법안에 담길 내용을 놓고 논란이다. 대표적인 게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 규제 내용이다. 이는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15%) 수준인 15~20%로 두나무(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고팍스) 등 국내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내용이 원안의 골자다. 이같은 지분 구조가 확정되면 코빗을 인수한 미래에셋, 두나무를 인수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 구조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월28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분 규제 필요성에 대해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따른 거래소의 제도권 편입 △가상자산 거래소의 공적 인프라 성격 △거래소의 특정 주주에게 지배력이 집중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 문제 등을 언급하며 “소유지분 규제가 가장 효과적이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산권 침해 등 위헌 논란, 소급 입법, 산업 위축 우려가 제기되면서 당정은 규제 강도를 낮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거래소 지분 규제의 경우 법에서 정한 지분 15~20%를 기본으로 하되, 시행령 위임을 통해 금융위가 정하는 예외에 따라 △최대 34%까지 지분을 허용하는 방안 △법 시행 후 1년에 추가 3년을 더해 2030년까지 유예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금융위원회는 두나무(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15%) 수준인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료=5대 가상자산 거래소)
금융위원회는 두나무(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15%) 수준인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료=5대 가상자산 거래소)
이와 관련해 유 위원장은 26일 이데일리와 만나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으면서도 △시행 유예 등을 통해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처분하는 방안 △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안을 당정에서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주주 의결권 제한은 22대 하반기 국회 들어 이번에 처음으로 언급된 것이다. 의결권 제한은 주식을 매도할 필요 없이 대주주의 지배력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지분 매각에 대한 업계 반발이 계속되자 당정은 절충안으로 의결권만 묶는 방안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 다만 민주당·금융위 관계자들은 “당정이 디지털자산 관련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지분 강제 매각보다는 의결권 제한이 현실적인 절충안이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재산권 침해와 위헌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한다. 22대 전반기 국회 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자문위원을 맡았던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강제 지분 매각보다는 의결권 제한이 완화된 대안이자 현실적인 절충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의결권 제한 역시 재산권 침해·위헌 논란이 불가피하고, 20%로 획일적으로 제한할 경우 경영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정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금융법 전공)는 “가상자산거래소와 자본시장 거래소의 성격이 다른데 자본시장법상 지분 규제를 가상자산거래소에 똑같이 적용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의결권 제한은 지분 매각보다는 나은 차선책이지만 20%가 적정한 수준인지, 여러 경우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이 맞는지는 심사숙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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