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으로 다이소 '상품권 깡'…금융위 "규제 검토"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7일, 오후 02:35

[이데일리 서민지 기자] 국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지연되는 사이 역외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실생활 영역까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없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매매·교환 등 영업이 이뤄질 경우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 소지가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엔화 스테이블코인 JPYC를 이용해 올리브영이나 다이소 모바일 상품권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해 이를 되파는 사례가 확산하고 있다.

라인 계열 웹3 서비스 유니파이(Unifi)와 카이아 기반 탈중앙화거래소(DEX)를 활용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T를 JPYC로 바꿔 국내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다. 내국인도 JPYC를 활용해 국내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는 구조다.

유니파이에서 구글 계정으로 지갑을 만든 뒤 카이아 네트워크를 통해 USDT를 입금한다. 이후 유니파이 자체 교환 기능이나 드래곤스왑(dgSwap) 등 DEX를 통해 USDT를 JPYC로 교환한다.

JPYC를 확보한 뒤 일본 플랫폼에 유니파이와 동일한 계정으로 로그인해 e기프트 메뉴에서 원하는 상품권을 선택하면 된다. 결제수단으로 ‘Unifi Pay’를 선택해 JPYC로 결제하면 모바일 상품권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역외에서 발행된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Q도 지난 20일 국내 모바일 상품권 구매 서비스 ‘KRWQ 기프트’를 출시했다. KRWQ로 결제하면 올리브영과 다이소, 파리바게뜨 등 국내 90여개 업체의 모바일 상품권을 입력한 이메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였다.

KRWQ 역시 DEX에서 다른 가상자산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취득할 수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KRWQ 받기’ 버튼을 누르면 탈중앙화거래소 에어로드롬의 교환 화면으로 연결되고 개인 지갑을 연결하면 USDC 등 보유 가상자산을 KRWQ로 바꿀 수 있다. 다만 KRWQ 기프트는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문제는 규제 밖에서 발행·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을 내국인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자금세탁방지(AML) 체계에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DEX는 업비트 등 중앙화거래소와 달리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자금 출처를 점검하는 중앙 운영 주체가 없는 구조다.

가령 해외에서 조성된 불법 자금을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보유한 경우 DEX에서 JPYC나 KRWQ로 교환한 뒤 상품권을 매장에서 직접 사용하거나 재판매해 현금화할 수 있다. 가상자산이 상품권을 거쳐 국내 소비나 현금으로 전환되는 우회 통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국내 상품권 구매 서비스가 현행법상 규제 대상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있다. 핵심은 역외 사업자가 국내 거주자를 대상으로 영업행위를 했는지 여부다. 특금법상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이나 이를 중개·알선하는 영업을 국내에서 하려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해야 한다.

FIU 관계자는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홍보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했는지 등 구체적인 영업 형태를 파악하고 있다”며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대로 국내 영업행위에 해당하는지, 현행 규제상 어떤 조치가 가능한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행 규제를 적용할 수 있다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고 적용이 어렵다면 규제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제도 개선과 규제 보완도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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