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미국·유럽으로…재편된 K뷰티 수출 지도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7일, 오후 02:56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한국 화장품(K뷰티)의 중심축에서 중국이 밀려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서구권 시장이 새로운 수출 거점으로 떠오르면서다. 중국 의존도가 높던 주요 화장품 기업도 미국·유럽 등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의 밑그림을 다시 그리고 있다.

27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지난 7월 화장품(선케어를 포함한 기초·색조 기준) 수출에서 중국·홍콩·마카오 등 중화권과 대만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18.0%에 그쳤다. 지난 1월 27.8%에서 반년 새 10%포인트 가까이 내려간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비중은 18.0%에서 21.8%까지 높아졌다.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내 화장품 시장 상위 5개국으로의 수출액은 지난달 9461만달러로 비중을 8.6%까지 끌어올렸다.

K뷰티 수출에서 중화권 비중이 축소된 배경엔 북미·유럽에서의 선전이 있다.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2억 3939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3.1% 늘어나는 동안 대중화권·대만 화장품 수출액은 1억 9809만달러로 1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수출은 지난해 5월 중국 수출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달엔 중화권·대만 수출까지 넘어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올리브영 패서디나점에서 고객들이 K뷰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CJ올리브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올리브영 패서디나점에서 고객들이 K뷰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CJ올리브영)
단위=억달러, 자료=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단위=억달러, 자료=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북미, 유럽 등에서의 성과는 인디 브랜드가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메디큐브와 조선미녀, 아누아, 스킨1004 등은 특유의 빠른 의사 결정을 바탕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1020세대를 공략하면서 큰 폭으로 성장했다. K문화 인기로 한국식 피부 관리에 관심이 커진 데다 코스맥스·한국콜마 등 대형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의 제조 역량이 받쳐준 것도 K뷰티 열풍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전통 강자인 아모레퍼시픽(090430)과 LG생활건강(051900), 애경산업(018250) 등도 사업 중심을 중국 외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미 아모레퍼시픽은 중화권 매출액 비중을 지난 2분기 10.6%까지 낮췄다. 중국에선 라네즈·마몽드 매장 철수 등으로 효율화를 꾀하는 동시에 북미·유럽에선 세포라, 코스트코, 아마존 등 현지 유통망을 확보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한 덕이다.

LG생활건강도 중국 매출액 비중이 2분기 기준 11%까지 내려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면세 채널 공급 물량을 조절하고 럭셔리 브랜드 더후를 재단장해 중국에선 프리미엄 중심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는 닥터그루트·더페이스샵·힌스 등의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추진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애경산업도 지난해 미국에 새 브랜드 시그닉을 먼저 선보이고 대표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AGE20‘S) 글로벌 앰배서더를 선정하는 등 해외 다변화 정책에 속도 내고 있다.

김주덕 서울사이버대 뷰티산업학과 석좌교수는 “K문화로 국가 이미지가 좋아진 데다 시장 수요에 즉각 대응하는ODM 생산망이 받쳐준 덕분에 K뷰티가 선전할 수 있었다”면서도 “지금의 K뷰티 열풍이 이어지려면 탄탄한 기초연구에 기반한 기술력이 받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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