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체크포인트]빛바랜 호실적…삼양패키징, 현금 마르고 빚만 늘었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7일, 오후 04:02

크레딧 체크포인트는 회사채 발행을 앞둔 기업을 대상으로 재무구조와 자금 흐름을 점검해 신용등급 위험을 가늠해보는 코너입니다. 재무제표에 나타난 숫자뿐 아니라 현금흐름의 질과 지속 가능성에 주목해 기업의 단·중기 재무 안정성을 살펴봅니다. 회사채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입체적인 시각에서 기업의 신용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핵심 재무 지표와 잠재 리스크 요인을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삼양패키징(272550)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현금창출력 저하와 차입 부담 확대라는 이중고에 빠졌다. 아셉틱(무균충전) 부문을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오히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비율마저 높아져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인포그래픽.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인포그래픽.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양패키징은 오는 28일 6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이번 수요예측 흥행 결과에 따라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삼양패키징의 외형 성장과 이익 개선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현금창출력 저하와 차입금 증가 추이에 대한 경계감을 거두지 않고 있다.

실제 삼양패키징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2247억원으로 전년 동기(2121억원) 대비 5.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175억원)과 반기순이익(122억원)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8%, 30.4% 급증해 이익 지표만 놓고 보면 뚜렷한 호실적을 냈다.

문제는 이익 개선과 달리 현금창출력이 오히려 위축됐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전년 동기(20억원) 대비 36.1% 급감한 13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이 40% 넘게 늘어난 것과 대조적으로 실제 회사로 유입된 현금은 줄어든 셈이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필수 지출을 뺀 잉여현금흐름(FCF)의 악화는 더욱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유형자산 234억원 등 총 235억원 규모의 자본적지출(CAPEX)이 발생해 이를 차감한 FCF는 마이너스(-) 22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44억원) 대비 순유출 규모가 54.3%나 확대된 수치다.

용기 사업 고도화를 목적으로 단행된 대규모 기계장치 투자가 잉여현금흐름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설비 투자가 계속되는 가운데 영업현금흐름마저 줄어들어 자체 현금창출력만으로는 투자 재원을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현금성자산 규모는 늘어났을지라도 그 배경을 살펴보면 우호적이지 않다. 올해 상반기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10억원으로 전년 말(275억원) 대비 증가했는데, 이는 영업이 아닌 차입에서 비롯된 결과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 신규 차입만 781억원에 달해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입이 3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32억원이 유출된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게다가 작년과 달리 올해는 투자활동에서의 일회성 현금 유입마저 사라져 216억원이 순유출됐다. 결국 현금 잔고 증가는 영업력 개선 대신 차입 확대에 기댄 결과로 풀이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양패키징의 실질적인 차입 부담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질적으로 유입되는 현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설투자 부담이 확대되다 보니 외부 자금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과거 아셉틱 생산라인 증설과 패키징 재활용 사업 추진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데 이어 최근 설비 고도화 비용까지 겹치며 순차입금이 지속적으로 불어났다.

올해 상반기 삼양패키징의 순차입금은 172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0.1% 늘었고, 순차입금비율도 37.3%에서 44.3%로 뛰었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실질적인 차입금을 말한다. 무엇보다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차입금 및 사채 규모가 보유 현금성자산(410억원)의 3.4배에 달해 단기 유동성 대응 부담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세부적으로 보면 삼양패키징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2140억원으로 전년 말 1715억원 대비 24.7% 증가했다. 특히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성 차입금 및 사채가 1392억원으로 전체의 65.1%를 차지해 만기 구조가 단기에 집중된 양상이다. 이에 따라 총자산 대비 차입금의존도는 전년 말 26.4%에서 30.2%로 상승하며 통상적 적정 수준인 30%를 넘어섰다.

문진인후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용기 사업 고도화 목적 기계장치 투자로 인해 잉여현금흐름의 증가 폭 감소 및 순차입금 재차 증가 했다”며 “ 향후 사업환경 변화, 시장지위, 차입금 부담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용등급 결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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