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베라 루빈' 양산 공식화…삼성·SK, HBM4 수혜 시작됐다

경제

뉴스1,

2026년 8월 27일, 오후 04:08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의 본격적인 생산과 가동을 공식화하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베라 루빈은 이전 세대보다 AI 가속기 성능뿐 아니라 메모리 탑재량도 크게 늘어난 만큼, 차세대 HBM4를 비롯한 서버용 메모리 수요를 끌어 올릴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26일(현지 시각) 2027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 발표에서 베라 루빈 플랫폼이 본격적인 생산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도 1080억달러(약 149조 원)로 제시하면서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삼성·SK, HBM4 양산…하반기 실적 반영 본격화
베라 루빈의 본격적인 생산은 HBM을 비롯한 메모리 수요 확대의 새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AI 가속기 성능이 높아지고 시스템에 들어가는 HBM과 서버용 D램 등 고성능 메모리의 탑재량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HBM4 공급 경쟁에 들어간 상태다. HBM4는 기존 HBM3E보다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인 6세대 HBM으로, 차세대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HBM4 양산을 시작해 고객사에 상용 제품을 출하했다.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올해 하반기 HBM 매출 가운데 HBM4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베라 루빈의 본격적인 양산이 삼성전자의 HBM4 매출 확대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부터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 이미 HBM을 중심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HBM4 확대는 하반기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79조3187억 원, 영업이익 60조5426억 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이 76%에 달했다.

베라 루빈으로 데이터센터 '전력당 매출'도 확대
베라 루빈 전환은 단순히 새 GPU에 HBM4가 탑재된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용량이 같더라도 세대가 바뀔수록 더 많은 연산과 메모리, 네트워킹 장비가 집적되면서 데이터센터 구축에 투입되는 부품과 장비의 가치 자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준호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데이터센터 전력 1기가와트(GW)당 엔비디아가 확보할 수 있는 매출 기회가 호퍼 세대 약 180억 달러에서 블랙웰 250억 달러, 루빈 40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동일한 전력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더라도 세대가 높아질수록 더 많은 연산 능력을 구현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GPU뿐 아니라 HBM과 서버용 메모리, 네트워킹 등 관련 부품의 수요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루빈의 확산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함께 국내 메모리 업체가 공급하는 HBM의 탑재량과 시장 규모를 동시에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 '베라 루빈'. (엔비디아 제공)


HBM4만이 아니다…서버 D램·SSD까지 수혜
또 다른 포인트는 HBM에만 수요가 몰리는 것이 아니라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메모리 전반의 수요가 커진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메모리 시장에서 서버용 D램과 AI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기업용 SSD(eSSD), HBM 수요가 모두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AI 인프라 투자와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서버 중심의 수요 강세가 이어지고, 공급 제약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역시 HBM과 함께 서버용 D램을 핵심 제품으로 보고 있다. AI 가속기가 처리하는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가속기 바로 옆의 HBM뿐 아니라 서버 전체의 메모리 용량도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베라 루빈 효과가 곧바로 실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AI 가속기 시장에서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메모리 업체들이 고객사가 요구하는 물량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다.

문준호 애널리스트도 엔비디아의 향후 성장에서 '공급망의 생산능력 확대'가 관건이라고 봤다.

결국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되고 루빈으로 세대교체가 본격화할 경우 결국 HBM4를 얼마나 많이,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가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하반기 실적과 향후 HBM 시장 주도권을 좌우할 전망이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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