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및 금융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95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대 규모다. 빚의 규모뿐만 아니라 질적 구조도 악화했다. 전체 자영업 대출액 중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645조 원에 달해, 전체의 58.9%를 차지했다. 자영업 차주 10명 중 6명꼴로 돌려막기와 추가 대출에 의존하는 다중채무 상태에 놓인 셈이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3억 9000만 원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리가 추가 상승할 경우 소상공인이 받게 될 충격은 상당하다. 자영업자 대출의 약 65.5%가 변동금리에 연동돼 있어 금리 인상의 파급력이 차주에게 즉각 전달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때 자영업자의 전체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조 8000억 원 늘어난다. 차주 1인당 평균 56만 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하는 셈이다. 이 중 다중채무자가 안게 되는 이자 증가액만 1조 1000억 원(1인당 평균 65만 원)에 달해, 고금리의 충격이 취약차주에 집중되고 있다.
부실징후는 이미 연체율 지표로 드러나고 있다.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은 22조 3000억 원, 연체율은 2.04%를 기록하며 10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은행권 진입이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이 몰린 제2금융권의 부실 심화가 두드러진다.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12.79%까지 치솟았으며, 카드·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연체율도 3.98%로 상승했다.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2.7%로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내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단행한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한계 소상공인의 연쇄 폐업과 금융권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출 연장이나 단순 이자 유예 같은 일시적 대책을 넘어, 다중채무 차주에 대한 정밀한 맞춤형 채무조정과 상환 능력 제고를 위한 구조적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