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기조’ 문구 빠졌다…한은, 연속 인상 후 속도조절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7일, 오후 07:41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한은이 앞으로 ‘속도조절’에 돌입할 전망이다.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물가 압력을 선제적으로 누르기 위해 기준금리를 3%까지 끌어올린 만큼 당분간 인상 효과를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향후 6개월 내 한 차례 추가 인상을 거쳐 기준금리가 3.25%에서 정점을 찍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가 물가 압력을 키우거나 환율과 집값이 불안정한 상황을 나타낼 경우 추가 인상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긴축 강도가 강해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성장률 3.3%로 상향…물가 상승 압력 우려도 커져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한은이 27일 공개한 금융통화위원들의 향후 6개월 기준금리 전망 점도표 중간값은 3.25%다. 현 기준금리 3.00%에서 0.25%포인트 한 차례 더 올리는 수준이다. 향후 6개월 동안 네 차례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와 물가 등 경제지표를 확인하면서 추가 인상 시점을 조율할 전망이다.

지난 7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담겼던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문구가 이날 빠진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두 차례 연속 인상에도 이날 국고채 금리가 전 구간에서 하락한 것도 시장이 한은의 메시지를 추가적인 연속 인상보다는 ‘점진적 긴축’에 가깝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한은이 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할 여유가 생긴 것은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하며 선제적 대응에 나선 영향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 기조를 종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예상보다 강해진 성장세가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제시했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기저효과로 4.7% 성장했던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내년 전망치 역시 기존 2.1%에서 2.9%로 대폭 높였다.

반도체 경기 호조가 내년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 증가가 소득 개선과 소비 회복으로 확산하리라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문제는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게 성장할수록 물가를 끌어올리는 수요 측 압력도 커진다는 점이다. 한은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올해와 내년 모두 2.5%로 높였다. 지난 5월 전망보다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상향한 수치다.

특히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0.8%포인트 높이면서 근원물가 전망도 함께 올렸다는 점은 향후 통화정책의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출 호황이 소비와 투자 등 내수 개선으로 이어질수록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으로서는 경기 둔화를 우려해 금리 인상을 서둘러 끝낼 필요성은 줄어든 반면 물가가 충분히 안정되는지를 확인해야 할 필요성은 커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한은이 이례적인 ‘백투백(연속)’ 인상에 나선 것도 물가 압력이 더 확산하기 전에 대응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이번 결정을 “관례에서 좀 벗어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도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에는 한은이 호미로 막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인상 언제?…물가부터 환율, 가계대출 ‘변수’

시장의 관심은 한 차례 남은 것으로 예상되는 추가 인상 시점이다. 당장 10월 금통위까지 발표되는 8~9월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흐름이 첫 번째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10월보다 11월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두 차례 연속 인상한 만큼 한 차례 쉬어가면서 물가 흐름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8~9월 물가는 통신비과 추석, 고유가의 2차 파급 효과 등으로 물가가 쉽사리 둔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물가가) 내년 상반기부터 둔화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11월에 추가 인상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원·달러 환율과 수도권 집값 상승세, 가계대출 규모 등도 추가 인상 시점을 좌우할 변수로 손꼽힌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나 집값 상승, 가계대출 증가가 겹친다면 한은이 추가 인상을 미룰 여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최종 금리 수준으로 3.25%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원유승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금리 수준은 3.25%를 전망한다”며 “선제적 대응에 나선 만큼 앞으로는 ‘호미’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점검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원도 “백투백 금리 인상과 큰 폭의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금리 점도표 중간값이 3.25%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금통위가 한 차례를 넘어서는 추가 금리인상 경로에 대해서는 아직 높은 확신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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