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낸드 1위·D램 자급 50% 선언…'죽음의 계곡' 버티게 한 정부 지원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27일, 오후 07:45

[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정부 지원으로 기술 개발과 초기 양산에 필요한 ‘죽음의 계곡’을 넘어선 뒤 증시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며 본격적인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특히 D램과 달리 여러 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낸드플래시의 경우 내년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야심까지 공개적으로 밝혔다.

(사진=생성형AI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생성형AI로 제작한 이미지)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최근 기업공개(IPO) 준비 과정에서 내년 말까지 출하량 기준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치겠다는 뜻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YMTC는 올해 2분기 비트 출하량 기준 점유율 14%를 기록해 일본 키옥시아를 근소하게 제치고 처음 세계 3위에 올랐다.

YMTC 모회사 창장춘추홀딩스(CCSH 코퍼레이션)는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 상장을 통해 330억위안(약 6조8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208억위안은 양산라인 고도화에, 122억위안은 차세대 메모리 연구개발에 투입한다. 미국의 장비·기술 수출 통제를 받는 상황에서도 자체 적층 기술인 ‘엑스태킹’을 앞세워 고단 낸드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D램에서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추격을 주도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CXMT가 오는 2028년 중국 내 D램 수요의 50%,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의 40%를 각각 공급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기술력이 2~3년 정도 뒤처져 낸드보다는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중국이 대규모 증설에 나서면 격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CXMT는 지난달 IPO로 579억위안(약 12조원)을 확보했다.

대규모 자금 조달은 실제 생산능력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메모리는 공장 건설부터 장비 반입, 수율 안정화까지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

두 기업이 이같은 초기 투자 부담을 넘긴 것은 중국 정부의 장기 지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안후이성 허페이시는 CXMT가 설립된 2016년부터 약 10년 동안 적자를 감수하며 자금과 산업 인프라를 지원했다. 민간자본이 투자를 꺼리는 초기 기술 개발과 수율 안정화 단계에서는 지방 국유자본이 손실을 떠안고, 양산 단계에서는 국가 반도체산업 투자기금과 민간자본이 자금을 잇는 방식이다.

중국 경제일보는 허페이시가 CXMT에 약 10년간 꾸준히 자금을 투입해 수익이 나지 않는 ‘죽음의 계곡’을 넘도록 지원한 점을 모범 사례로 꼽았다. 첨단 기술은 연구개발 기간이 길고 실패 위험이 커 민간자본이 선뜻 투자하기 어려운 만큼, 국유자본이 이 같은 ‘시장 실패’ 영역을 메워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일보는 “진정한 인내자본은 ‘성공이 반드시 내 몫으로 돌아올 필요는 없다’는 마음과 ‘성공에는 반드시 내 기여가 있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핵심 영역에서 조기 투자와 소규모 투자, 하드코어 테크놀로지 투자에 과감히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첨단 기술에는 더 긴 투자금 회수 기간을 허용하고 합리적 실패를 용인하는 면책 체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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