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양곡 공급과 조생종 출하로 당분간 쌀값은 약보합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재배면적 감소에 가을철 작황 부진까지 겹칠 경우 본격적인 수확기인 10월 이후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추석 이후 쌀값이 안정될지는 결국 올해 생산량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여전히 높은 쌀값…‘재고’로 눌러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도 높은 수준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7일 기준 쌀 20㎏ 소매가격은 6만1409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3% 올랐다.
최근 산지 쌀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은 원료곡 공급 여건이 개선된 영향이다. 앞서 산지 유통업체의 원료곡 부족으로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자,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정부양곡 10만톤(t)을 대여 방식으로 시장에 풀었다.
정부양곡 공급이 확대된 가운데 쌀 판매량도 줄면서 산지 재고는 지난해보다 늘었다. 이에 따라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도 둔화했다.
이 때문에 당장 쌀값이 다시 크게 오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다. 이달 말부터 조생종 출하도 본격화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공급 여건 개선과 쌀 판매량 감소, 조생종 출하 등의 영향으로 올해 3분기 산지 쌀값이 2분기보다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벼 재배면적 감소 ‘변수’…중장기 ‘수급’ 우려도 커져
문제는 본격적인 수확기에 접어드는 10월 이후다. 3분기까지는 ‘재고 물량’이 가격을 눌렀다면, 10월부터는 쏟아져 나오는 ‘올해 쌀 생산량’이 가격 흐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벼 재배면적이 통계 작성 이래 최소치로 쪼그라들면서 생산량 감소 우려에 불을 지피고 있다.
데이터처가 이날 발표한 ‘2026년 벼·고추 재배면적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벼 재배면적은 67만69헥타르(㏊)로 지난해보다 7445㏊(1.1%) 감소했다. 2022년부터 5년 연속 줄면서 1975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를 기록했다. 재배면적 감소가 수확기 쌀값의 반등 요인으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현재의 높은 쌀값은 내년 이후 중장기 수급 관리에도 부담이다. 쌀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농가가 벼 대신 콩이나 조사료 등 다른 작물을 선택할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 내년에도 벼 재배면적 감소세가 둔화하면 정부가 목표로 하는 적정 재배면적을 달성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로서는 당장 높은 쌀값을 안정시켜 소비자의 먹거리 물가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과잉 생산을 막기 위해 벼 재배면적을 적정 수준으로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정부는 기상 상황과 작황, 재고, 소비 동향을 종합해 올해 쌀 수급을 판단할 계획이다. 정혜련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올해 쌀의 수급 상황을 신속하게 판단하고 필요하면 10월 중 수확기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해 시장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