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대 성장 가시화…반도체 쏠린 성장, 낙수효과는 '숙제'

경제

뉴스1,

2026년 8월 28일, 오전 06:00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와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2026.8.11 © 뉴스1 구윤성 기자

한국은행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하면서 올해 3%대 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반도체에 집중된 성장세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특히 반도체 경기 호조가 일부 산업·계층에 집중되면서 고용과 소비 등 실물경제 전반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28일 한은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8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3.3%, 내년은 2.9%로 제시했다. 지난 5월 전망(2.6%, 2.1%)보다 각각 0.7%포인트(p), 0.8%p 오른 수치다.

지난해 말 전망에서 한은이 내다봤던 올해 성장률은 1.8%에 불과했지만, 불과 8개월새 전망치가 1%p 이상 대폭 상향된 것이다.

만일 올해 3%대 성장률을 달성할 경우 2021년(3.2%) 이후 5년 만이다.

주요 기관 줄줄이 3% 전망…한은 3.3%·KDI 3.2%·정부 3.0%
최근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잇따라 올해 한국 성장률을 3%대로 제시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이미 올해 성장률을 3.0%로 제시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달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월(2.5%)보다 0.7%p 높은 3.2%로 대폭 상향했다. KDI는 이 중 0.6%p가 반도체 효과라고 밝혔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3.5%로 높여 잡았다.

이어 한은은 이번에 성장 전망을 3.3%까지 올리며, 국내 주요 기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제시했다.

이 짧은 기간에 전망이 크게 바뀐 배경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있다. 이동렬 한은 조사국장은 "상향 조정 요인 중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게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물량보다는 일명 '칩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격 측면 영향이 더 컸다는 게 이 국장의 설명이다.

상향 요인을 뜯어보면 실적치 수정이 0.2%p, 3대 메가프로젝트 등 투자 가속화가 0.1%p, 예상보다 작았던 중동상황 영향이 0.1%p씩 작용했다. 그러나 반도체 경기 호조 하나가 0.35%p로 단연 가장 큰 몫을 차지했다.

한국은행은 27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반도체 초호황에 경제 구조 바뀌어…낙수효과는 '숙제'
반도체 초호황에 경제 구조 자체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국내총생산(GDP)에서 IT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9%에서 올해 1분기 16.4%까지 뛰어오르면서 경제 구조 자체가 재편된 것이다.

이 국장은 "IT 부문 중요도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성장률이 크게 뛰는 것도 IT 부문 기여도가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성장의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얼마나 빨리, 고르게 퍼지느냐다. 반도체 경기 호조의 수혜가 일부 산업·계층에 집중돼 있는 만큼, 반도체 낙수효과를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 호조의 직접적인 수혜가 일부 산업·계층에 집중돼 있어 긍정적 파급효과를 다소 제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KDI는 취업자수 증가규모 전망을 17만 명에서 11만 명으로 오히려 낮춰 잡으며, 반도체 중심의 성장세가 체감경기와는 괴리를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이 국장은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 규모가 내년 큰 폭으로 확대되겠지만, 현재는 고용 유발 효과가 낮은 부문 중심이라 고용으로 파급되는 효과는 아직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성과급 등 소득 증가분이 소비 대신 부동산으로 쏠릴 가능성도 있다.

이지호 부총재보는 이에 대해 "주가가 올라간다고 사람들이 다 주식을 사서 소비가 떨어지겠느냐는 논리와 같다"며 부동산과 소비 양쪽으로 흘러가는 부분이 모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6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산업전(ASPS)'에 최신 반도체 패키징 응용 장비 및 다양한 반도체 관련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2026.8.26 © 뉴스1 김영운 기자

반도체 경기·중동 변수 여전…비관 시나리오에도 올해 3%는 지킬 듯
높아진 눈높이가 흔들릴 여지도 있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와 중동상황을 향후 성장 경로의 최대 변수로 꼽았다.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두 변수가 모두 낙관적으로 흐를 경우 올해 성장률이 3.6%까지 오를 수 있다. 반대로 비관적으로 흐를 경우 3.1%까지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상하방 리스크는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성장경로 자체를 바꿔놨다는 판단 아래, 불확실성을 감안하고도 3%대 기본전망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현재의 확장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며 "그 이후 정점이 언제가 될지는 AI 수요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 확대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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