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의 한 문신 시술업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8.26 © 뉴스1 이종수 기자
문신 업계는 그간 음지에만 머무르던 한국의 문신 산업이 제도권 내로 들어면서 국내 문신인들의 기량이 더욱 분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더욱 뜨거워지고 있는 한류 열풍에 국내 문신 산업 또한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도약하며 K-컬처를 이끌 차세대 주자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장은 "국내 문신사들이 너무나 오랫동안 열망했던 부분이 한꺼번에 터지고 있다"며 "이제는 숨어서 하는 우리들만의 행사가 아닌, 모두가 지켜보는 세계적인 행사에서 국내 문신사들의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문신사법 통과 1년…"끝이라 생각했는데 이제 시작"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문신사법은 지난해 9월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겨 내년 10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문신사법은 문신과 반영구화장을 모두 '문신 행위'로 정의하고, 국가시험 합격자(면허 소지자)만 문신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반의약품 사용은 허용하되 문신 제거 행위는 금지하며 법률로 자격·면허, 업소 등록, 위생·안전관리 기준을 명문화하는 것이 골자다.
임 회장은 "문신사법이 제정돼 법을 만들어놓기만 하면 끝나는 줄 알았더니 시행령 같은 제도를 정착하는 부분이 더 어렵다.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라며 "우리나라는 법 특성상 관리 감독 체계를 하나하나 만들어두고 있어서 현장과 괴리가 있는 부분은 의견을 제출해 완화하는 것이 협회장의 역할이라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 429회 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문신사법안(대안)이 통과되자 문신 합법화에 찬성하는 방청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5.9.25 © 뉴스1 신웅수 기자
임 회장은 제도가 정착하는 과정에서 규제라는 책임도 함께 따라오면서 기존 업장 운영이 어려워지진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에서는 위생이나 보험 같은 규제가 까다로워지면서 비용을 투입해야해 어려운 영세 사업자들은 그만두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며 "면허 시험은 어떻게 통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쉽게 말하면 집에서 쓰던 도마를 계속 쓰는 건데, 이제는 잘 소독하고 하나 더 사서 쓰자는 것이지 누군가를 배제하려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을 한다"며 "불법으로 숨어서 일하는 것보단 낫지 않냐고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해외로 떠난 타투이스트, 한국서 기술 펼칠 기회 제공해야"
과거 우리 사회에서 문신이 갖고 있던 부정적인 시선과 고정관념을 생각하면 최근 K-타투의 위상은 격세지감이 느껴진다는 평가다.
임 회장은 "예전에 불법일 때는 문신을 다 받아놓고 신고하겠다고 위협하며 돈을 안 내거나 문신을 지우겠다며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옛날과는 달리 이제는 몸에 표현하는 작품처럼 실력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에는 실력이 아무리 좋고 유능해도 신고나 단속으로 큰 좌절을 느끼고 외국으로 나가는 타투이스트들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장이 마련됐으니 다시 한국에 돌아와 이들이 기술을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오히려 이들에게 타투를 받고 싶은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들어와 외화벌이를 할 수 있는 선순환도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의 한 문신 시술업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뉴스1 이종수 기자
오는 10월 7일에는 국내 문신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자의 기량을 뽐낼 수 있는 '2026 소상공인 기능경진대회 제3회 PTS 문화예술대전'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다.
지난해 법 통과 이후 보건복지부가 처음으로 후원하는 자리로, 중소벤처기업부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부 장관상 5점을 비롯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상, 중소기업중앙회장상, 소상공인연합회장상, 국회의원상 등이 마련된다.
그는 "정부에서 주최하는 문신대회라는 건 생각도 못 했다. 그동안 문신대회라고 하면 민간이 주최하는 미용대회 중 작은 행사가 전부였다"며 "이런 대회를 할 수 있다는 기회가 주어져 엄청 대견스럽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법 시행 이전이기 때문에 올해 대회 현장에서는 직접 타투잉을 할 수는 없지만, 내년 10월 이후 시행이 되면 대규모 행사를 개최해서 직접 시술을 보여주는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며 "음지에 있던 불법 산업이 직업인으로 인정받아 정부가 수여하는 상을 받을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15일 서울 강남구 SETEC 1전시장에서 열린 국내 최초 문신산업박람회 ‘PTS문화예술대전'에 다양한 타투 작품이 전시돼 있다. 2025.9.15 © 뉴스1 박지혜 기자
"타투하면 대한민국…우리나라가 국제 표준 됐으면"
이번 대회를 계기로 문신 산업을 향후 K-컬처를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국내 문신 기술의 위상을 이용한 관광 상품 개발부터 문신기기 산업까지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임 회장은 "한국인의 손기술은 매우 뛰어나다. 문신도 그렇다"며 "여행 업계에서도 미용 문신 여행 상품을 만들어보려고 한다며 문의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술자들의 손기술도 당연히 수준이 높지만, 문신 기계를 만드는 산업도 수준급"이라며 "외국 사람들이 한국에 기술을 배우러 오는 교육산업, 염료 및 기계, 여기에 관련된 부가 산업까지 한국의 문신이 더욱 확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국내 문신 업계가 그리는 한국 타투의 미래는 단순히 세계에 알려지는 것을 넘어 새로운 타투의 기준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외국으로 나갔던 국내의 훌륭한 타투 아티스트들이 다시 한국에 돌아와 기술 역량을 마음껏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문신하면 대한민국, K-타투가 국제 표준화가 되길 소망합니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에서 열린 '문신사법 의결 경축' 타투이스트들의 캐리커쳐 행사에 참석한 뒤 타투이스트의 티셔츠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2025.8.27 © 뉴스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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