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2조 램프' 매각 7개월째 표류…사업재편도 지연

경제

뉴스1,

2026년 8월 30일, 오전 07:05

현대모비스가 최근 헝가리 중부 지역 케치케메트에 완공한 공장 전경. 헝가리 공장은 유럽 내 첫 번째 글로벌 고객사 전용 공장이자 유럽 네 번째 생산 거점으로 메르세데스-벤츠에 공급할 섀시 모듈을 생산한다(현대모비스 제공). 2026.3.10. © 뉴스1 김성식 기자

현대모비스(012330)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추진 중인 약 2조 원 규모의 램프사업 매각이 7개월째 본계약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당초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했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계속 미뤄지면서 전동화·자율주행 등 미래 핵심부품에 역량을 집중하려던 현대모비스의 사업재편 일정도 계획보다 늦어지는 모습이다.

7개월째 본계약 '안갯속'…미래차 중심 사업재편도 지연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와 프랑스 자동차 부품업체 OP모빌리티는 램프사업 매각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SPA 체결 시점은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계약과 관련해 현재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다"며 "논의를 진행하다 보면 여러 이슈가 있을 수 있어 일정이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사는 지난 1월 27일 램프사업 거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협상에 들어갔다. 당시 현대모비스는 올해 상반기 중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제시했다. OP모빌리티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현대모비스와 MOU를 체결했으며 올해 최종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본계약 일정은 7월 말로 밀린 데 이어 8월 13일과 셋째 주 등이 차례로 거론됐지만 잇따라 늦춰졌다. 8월이 끝나가는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계약 일정은 나오지 않고 있다.

매각 대상인 램프사업은 2024년 기준 매출이 약 2조 원으로 추산된다. 전체 부품사업 매출의 약 16% 규모다. 현대모비스는 램프사업을 정리하고 전동화와 자율주행 등 미래 핵심사업과 고부가가치 제품에 역량을 집중해 사업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OP모빌리티 역시 현대모비스 램프사업을 인수하면 사업 규모와 제품 포트폴리오, 고객 및 사업 지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 조명사업의 결합을 통해 시장·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용 효율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협력사 2000억 요구에 전적 갈등까지…노조, 법적 대응 예고
양측의 협상이 장기화하는 것은 거래 구조와 세부 조건은 물론 협력사 공급망과 인력 승계 문제 등 여러 현안이 동시에 얽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해외 사업장에 동반 진출한 협력사들의 요구도 변수로 떠올랐다. 현대모비스의 멕시코·체코·중국 램프공장 등에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현지에 진출한 협력사 최소 4~5곳이 매각 이후 물량 감소를 우려해 기존 물량 유지와 투자비 회수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 공장·장비 투자비는 20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는 협력사와 기존 공급 관계를 유지하는 방안을 OP모빌리티와 협의하고 있다.

고용과 전적 문제를 둘러싼 협의도 남아 있다. 램프 생산 자회사인 현대IHL의 경우 생산인력 고용승계와 국내 연구소 거점·연구인력 유지 등을 포함한 고용안정 방안에 노사가 의견을 모았다. 반면 현대모비스 본사와 연구소 소속 사무·연구직의 전적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사무연구직 노조는 현대모비스와 OP모빌리티, 노조가 참여하는 3자 협의체 구성과 구성원 개별 전적 동의 등을 요구하고 있다. SPA가 공식 체결될 경우 가처분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법적 대응이 현실화할 경우 매각 절차의 추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노조는 최근 이규석 사장이 참석한 제조 신기술 설명회에서 피케팅을 벌인 데 이어 다음 주 모비스 테크데이에서도 집회를 예고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SPA를 체결하더라도 실제 사업 이관까지는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OP모빌리티가 국내 램프사업을 전담할 신설 법인을 설립하고 관련 사업을 이관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합병 목표 시점으로 내년 4월 1일이 거론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SPA를 체결한 뒤 자회사 분리와 해외 법인 기업결합 신고 등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현재 상황을 보면 늦을 경우 내년 4월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pkb1@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