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의 시 ‘나쁜 소년이 서 있다’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요즘 이 시 제목이 빵 봉지에 등장했다. 시집에 실린 문장이 빵 패키지에 들어가고, 문학 작품의 표지가 책갈피가 돼 빵과 함께 팔리고 있다. 출판사 민음사와 편의점 GS25가 손잡고 선보인 이른바 ‘민음사빵’ 이다. 문학과 빵. 얼핏 보면 조금 낯선 조합인데, 소비자 반응은 뜨겁다.
편의점 GS25와 출판사 민음사가 협업해 선보인 이른바 '민음사빵'이 품귀 현상을 빚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이번 협업의 백미는 민음사의 시그니처인 세계문학전집 표지와 주옥같은 명문장들을 빵 패키지에 녹여냈다는 점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세계문학전집 책갈피 15종과 한국 대표 시집 책갈피 5종 등 총 20종의 굿즈를 무작위로 동봉했다. 어떤 작품이 나올지 모르는 데다 책갈피 자체가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모카번과 깨찰빵 같은 편의점 빵에 세계문학과 한국 현대시의 제목을 입히자, 흔한 간식이 조금은 특별한 물건이 됐다. 빵을 하나 샀는데 문학 작품 하나가 따라오는 셈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구매층의 확장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를 넘어, 중장년층 커뮤니티에서도 “나도 겨우 하나 건졌다”는 아저씨들의 구구절절한 구입 인증 글이 이어지고 있다.
민음사빵의 인기에는 최근 편의점 업계에서 강해지고 있는 콘텐츠 협업과 굿즈 마케팅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맛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취향과 수집욕을 건드린 것”이라며 “이번 민음사빵은 특히 ‘읽는 것’과 ‘먹는 것’ 사이에 새로운 소비 경험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