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연휴인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를 찾은 시민들 2026.8.16 © 뉴스1 박정호 기자
반도체 호황으로 벌어들인 소득이 소비로 연결되면 근원물가 상승률이 최대 0.2%포인트(p) 상승 압력을 받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품·서비스 가격을 한 곳에서 올리면 너도나도 인상 행렬에 뛰어드는 경향은 근원물가 상승률 2%대 중반을 기점으로 특히 강해졌다. 특히 7월 근원물가 오름세가 2.6%로 커진 만큼 선제 대응 필요성이 제기됐다.
30일 한국은행 경제전망 보고서의 '수요 주도 물가 압력이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 이슈 분석을 보면, 고수요 국면에서 국내총생산(GDP) 갭률이 1%p 확대되는 경우 근원물가 상승률은 0.1~0.4%p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GDP 갭률은 실제 생산이 잠재 생산 능력을 웃돌거나 밑도는 정도를 가리킨다. 플러스 폭이 클수록 경제 내 수요가 공급 능력보다 강함을 뜻한다.
반도체로 번 돈 쓸수록 근원물가 최대 0.2%p 오른다
비슷한 소득 상승이라도 물가 영향은 경기 국면에 따라 달라진다. 한 단위(1표준편차) 수요 충격이 발생할 때 저수요 국면에서는 근원물가 확대가 3분기 뒤 0.2%p에 그쳤지만, 고수요 국면에서는 6분기 뒤 0.6%p에 달했다.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거세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출물가가 수입물가보다 올라 실질무역손익이 개선되면서 상반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실질 GDP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연구진은 GDI 증대가 소비로 이어질 때 근원물가에 0.05~0.2%p 상방 압력을 가한다고 분석했다. 수입보다 수출가격이 교역조건을 개선할 때 이런 경향성은 두드러졌다.
최근 교역조건 개선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촉발한 만큼 물가 추세를 판단할 때 실질 소득의 내수 자극 경로가 증요해졌다.
다만 늘어난 소득이 소비되지 않고 저축 또는 자산 취득에 머물거나 수입 소비로 빠져나간다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된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근원물가 2.5% 넘기면 인플레 '들불' 경향…최근 유사 조짐
연구진은 역대 물가 상승기를 분석한 결과 GDP 갭률이 플러스를 유지하는 가운데 근원물가 상승률이 2분기 이상 2.5%를 웃돈 '수요 주도 고(高) 근원물가 시기'가 2000년 이후 4차례 있었다고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카드 사태 이전인 2002년 1~4분기,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2분기~2008년 3분기, 금융위기 회복기인 2011년 2~4분기, 팬데믹 이후인 2022년 1분기~2024년 1분기 등이 나열됐다.
이들 시기에는 임금과 자산가격이 오르며 가계 구매력이 먼저 개선됐고 소비는 뒤따라 늘었다. 기업은 경기 회복에 따라 원가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했으며, 일부 품목에 그쳤던 물가 상승은 다른 품목들로 번졌다.
가격 인상 동조성은 근원물가 상승률이 1%대 초중반일 때 한 차례 강해진 뒤 2.5% 안팎에서 다시 뚜렷해졌다.
특히 여행·외식·숙박 등 개인서비스 품목에서 동조 경향이 두드러졌다. 근원물가가 2.5%를 넘기고도 동조성이 낮게 유지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송병호 한은 물가동향팀장은 최근 물가와 관련해 "과거 고근원물가기와 비슷한 면이 많다"면서 "비용 충격의 전이 조짐이 이미 상반기 일부 나타났고 수요 압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icef08@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