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5사 임단협 마무리 수순…정년·로봇은 숙제로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30일, 오후 03:14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국내 완성차 5사의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한국GM, KGM, 르노코리아, 기아가 차례로 교섭을 마친 데 이어 현대차도 진통 끝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 노조 찬반투표만 남겨두고 있다.

임금과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은 일단 봉합됐지만 정년 연장과 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 문제는 여전히 노사관계의 불씨로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호 외치는 현대차 노조. (사진=연합뉴스)
구호 외치는 현대차 노조. (사진=연합뉴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지난 28일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64%의 찬성률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기아 노사는 6년 연속 무분규로 교섭을 마무리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26일 조합원 투표에서 50.1%의 찬성률로 잠정합의안을 가결했다. 한국GM은 지난달 28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6.5%의 찬성률로 잠정합의안을 통과시켰다. KGM도 29일 찬반투표를 거쳐 합의안을 가결하며 17년 연속 무분규 기록을 이어갔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31일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2019년 이후 현대차 노사가 마련한 잠정합의안이 모두 조합원 투표를 통과한 데다 장기간 파업에 따른 피로감도 적지 않은 만큼 가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지난해 잠정합의안 찬성률이 52.9%로 가까스로 과반을 넘겼던 만큼 부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올해 교섭이 모두 마무리되더라도 노사관계의 핵심 쟁점까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임금 인상과 일시금 지급 등에는 합의했지만 정년 연장, 주 4.5일제, 완전월급제 등 각 사 노조가 요구해온 사안 상당수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거나 후속 교섭 과제로 남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에서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도입이 향후 노사관계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현대차 노사는 이번 합의에서 이들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산업 전환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기아 노사 역시 미래 산업 전환과 고용 안정에 함께 대응한다는 원칙에 뜻을 모았다.

다만 구체적인 로봇 투입 범위와 이에 따른 기존 생산인력의 임금·노동강도 보장 방안까지 확정하지는 않았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노사 합의 없이는 로봇을 단 한 대도 투입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힌 만큼 향후 교섭에서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해외 현지생산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로봇 투입까지 본격화할 경우 국내 생산물량이 감소하고 일자리도 줄어들 것이라는 게 노조의 우려다.

이른바 ‘노란봉투법’도 향후 로봇 도입과 생산체제 전환을 둘러싼 노사관계의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란봉투법은 노동쟁의 범위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을 새롭게 포함했다”며 “로봇 도입이나 생산방식 변화에 따라 구조조정·배치전환 등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가 뒤따를 경우 노조가 이를 쟁의 대상으로 삼을 법적 여지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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