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철 대한수의사회 회장이 지난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긴급 시도지부장협의회·임원 연석회의에서 진료기록 공개 의무화를 담은 수의사법 개정안 대응 방안을 논의하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대한수의사회 이승근 시도지부장협의회장(왼쪽부터), 우연철 회장, 문두환 수석부회장, 홍연정 정책기획부회장 © 뉴스1 한송아 기자
동물병원 진료기록 공개를 의무화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면서 수의계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대한수의사회는 다음달 국회 앞 집회를 추진하는 동시에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 전까지 모호한 조문을 수정·보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대한수의사회는 지난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긴급 시도지부장협의회·임원 연석회의를 열고 진료기록 공개 의무화를 담은 수의사법 개정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농해수위 법안심사소위는 지난 25일 수의사법 개정안 10건을 심사해 위원회 대안에 반영하기로 의결했다. 여기에는 수의사회가 약 9년간 반대해 온 동물 소유자 등의 진료기록 열람·사본 발급 의무화 내용도 포함됐다.
수의사회는 다음 입법 절차인 농해수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조문 보완을 요구할 계획이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회장은 이날 '부산수의컨퍼런스(부산수의콘퍼런스) 2026'에 참석한 농해수위 소속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부산 중구영도구)을 만나 진료기록의 범위와 발급 목적 등이 불명확하다며 조문 보완 필요성을 전달했다. 조 의원은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보완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조승환 의원이 부산수의컨퍼런스 2026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진료기록 범위·공개 기준 모호해
법안소위를 통과한 대안은 동물 소유자 등이 '분쟁 해결 또는 권리구제'를 목적으로 진료받은 동물에 관한 기록의 열람이나 사본 발급을 요구할 경우 수의사 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위반 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보호자가 발급받은 진료부 또는 검안부를 분쟁 해결이나 권리구제 목적 외에 사용·공개한 경우에도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진료기록 공개는 보호자의 알권리와 동물의료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수의사회는 현재 조문만으로는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발급 대상이 '진료받은 동물에 관한 기록'으로 규정돼 있어 진료부뿐 아니라 영상·검사 결과·수술 관련 자료 등이 어디까지 포함되는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조제약 목록을 상세히 기록하는 것이 약사법에 위반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분쟁 해결 또는 권리구제'의 범위도 쟁점이다. 소송과 분쟁조정 외에 다른 동물병원 의견 청취나 민원·신고 등이 포함되는지, 동물병원이 발급 목적을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지 기준이 없다는 지적이다.
발급받은 기록을 인터넷이나 SNS 등에 공개하는 문제도 있다. 수의사회는 법원·변호사·전문가 등에게 권리구제를 위해 제한적으로 제공하는 것과 불특정 다수에게 진료기록을 공개·유포하는 것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조문 보완 '투트랙'…국회 앞 집회 추진
대한수의사회는 지난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긴급 시도지부장협의회·임원 연석회의를 열고 진료기록 공개 의무화를 담은 수의사법 개정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수의사회는 진료기록 공개 의무화 자체에는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로 했다. 처방약과 치료 내용 등이 포함된 진료부가 무분별하게 유통될 경우 동물용의약품 오남용이나 자가진료 등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법안소위를 이미 통과한 현실을 고려해 입법 저지와 함께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조문 수정 요청도 병행하기로 했다.
수의사회는 △발급 대상 기록의 범위 명확화 △인터넷·SNS 등 불특정 다수에 대한 공개·유포 제한 △보호자 등의 신원과 발급 목적 확인 절차 마련 등을 국회에 요구할 계획이다.
각 시도지부도 지역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을 만나 법안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전체회의에서 조문 보완 필요성을 제기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조문을 직접 수정하지 못하더라도 향후 법 해석과 하위법령 마련에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 취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도 목표다.
수의사회는 오는 9월 2일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앞서 국회 앞 집회도 추진한다.
우연철 회장은 "이번 사안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진료부 공개 의무화에 반대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농해수위 전체회의 전까지 의원들에게 법안의 불명확한 부분을 충분히 설명하고 조문을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법안이 진행될 경우에 대비해서도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승근 대한수의사회 시도지부장협의회 회장은 "지부장들도 회원들과 힘을 합쳐 투쟁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어느 때보다 의지가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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