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에서 (왼쪽 2번째부터) 장영석 현대차 제네시스고객경험팀 책임매니저와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 이상홍 정보보안2실 상무, 서창윤 웹프론트엔드개발팀 책임매니저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3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수년간 추진해 온 디지털 전환(DX)을 토대로 인공지능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AI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임직원이 직접 업무용 AI 도구를 만들어 활용하고, 축적한 데이터와 AI를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부터 전사 DX를 추진하며 AI 활용을 위한 기반을 닦아왔다. 지라·두레이·컨플루언스 등 협업 플랫폼과 마이크로소프트365를 도입해 조직 간 정보 공유와 협업 체계를 표준화했다.
이렇게 구축한 디지털 기반 위에서 최근 생성형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챗 프로(Chat Pro)’다. 이를 통해 보안이 확보된 환경에서 임직원이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다양한 생성형 AI 모델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부터 일반 임직원에게도 개방하면서 문서 작성과 정보 탐색, 데이터 분석, 코드 개발 등에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H Chat Pro 사용자는 3만명을 넘어섰다. 현대차·기아 일반·연구직 임직원의 약 80%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개발자가 아닌 현업 직원이 AI를 활용해 자신에게 필요한 업무 도구나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성과는 R&D와 제조 현장에서 구체적인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남양기술연구소에 도입된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는 여러 시스템에 분산돼 있던 충돌시험 결과와 이미지, 해석 자료 등을 한 번에 검색하고 유사 사례까지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 엔지니어가 과거 연구 자료를 찾고 분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약 90% 줄였다.
생산 현장에서도 AI가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외 현대차·기아 공장 약 70곳에선 비전 AI를 활용해 실제 차량과 시스템상의 차량 정보를 실시간 대조함으로써 작업 오류를 조기에 찾아내는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로 연 52억4000만원에 이르는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생산라인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차의 이동 경로도 AI가 최적화한다. 과거엔 설비 오류 등으로 대차 순서가 꼬이면 작업자가 직접 이동 경로를 판단해 복구해야 했지만, 강화학습 기반 AI를 적용한 뒤 최적 경로를 자동으로 찾아 불필요한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줄였다.
정비와 고객 서비스에서도 AI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해외 정비 현장에서는 차량 오류 코드나 증상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AI가 관련 매뉴얼과 과거 정비 기록을 분석해 진단 방향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정비 대응 시간은 약 42% 단축됐다. 고객 리뷰도 85% 이상을 AI 기반으로 처리해 과거 평균 35분이 걸리던 리뷰 1건당 처리 시간을 5분 수준으로 줄였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AX의 무대를 사무 업무를 넘어 차량과 로보틱스, 제조 현장 등 물리적 세계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AI가 실제 설비와 로봇, 차량의 판단과 움직임까지 지원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를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목표는 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배우고 현장에 적용해 고객 가치와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