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선제적’ 금리 인상…기준금리 3% 청구서는 서민에게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30일, 오후 07:13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까지 끌어올렸다. 7월에 이어 8월까지 두 달 연속 금리 인상이다. 물가와 가계부채 불안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다. 문제는 그 선제적 대응의 청구서를 누가 받아들게 되느냐다.

금리 인상의 명분은 분명하다.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성장 속도가 다시 가팔라졌다. 통상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 물가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든다. 여기에 가계부채 증가세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신현송 한은 총재 역시 이 같은 이유로 ‘선제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한은이 당장의 고통보다 앞으로 닥칠 더 큰 위험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이를 기준으로 삼는 대출금리도 따라 오른다. 돈을 빌리는 비용을 높여 대출과 소비를 줄이고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것이 금리 인상으로 기대하는 기본 효과다. 문제는 금리가 오른다고 모두가 대출을 포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당장 전셋값을 마련해야 하는 세입자나 생계를 위해 운영자금이 필요한 자영업자는 금리가 높아도 돈을 빌려야 한다. 자금 사정이 어려울수록 금리 인상을 피하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이들이 짊어진 빚은 이미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 6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 8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도 1095조 5000억원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상환 여력에는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6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56%로 6월 기준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중소법인 연체율은 0.92%로 1년 전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빚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상황에서 이를 감당할 여력은 취약 차주부터 약해지고 있다.

금리 인상이 물가 안정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반면 금리 이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은 차주의 통장에서 빠르게 확인된다. 특히 취약 차주에게 기준금리 3%의 무게는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선제적 대응’이 미래의 위험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하더라도, 기준금리 3% 시대의 청구서는 이미 실수요자와 취약 차주에게 날아들고 있다.

[기자수첩]‘선제적’ 금리 인상…기준금리 3% 청구서는 서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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