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트론, BNB 스마트체인, 베이스 등 6개 주요 블록체인의 온체인 데이터를 분석한 ‘가상자산 세금 보고서(The Crypto Tax Report)’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잠재적 과세 대상 온체인 활동은 총 109억달러(약 15조원)로 집계됐다.
(표=체이널리시스)
다만 보고서에서 말하는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은 실제 부과되는 세금이나 예상 세수를 의미하지 않는다. 각국의 세율이나 비과세·면제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블록체인에서 관측되는 가상자산 관련 이익·소득·결제 활동을 합산한 수치다.
중앙화거래소 내부 거래와 스테이킹·대출 등 블록체인에서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일부 활동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실제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 규모는 이번 분석보다 클 수 있다는 게 체이널리시스의 설명이다.
문제는 가상자산 거래정보를 국가 간 자동 교환하는 CARF가 시행되더라도 상당수 활동이 포착 범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OECD의 CARF 도입에 따라 다수 국가가 2027년부터 가상자산 거래정보 자동 교환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온체인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 가운데 CARF를 통해 포착할 수 있는 활동은 약 14%에 그쳤다.
나머지 86%는 탈중앙화거래소(DEX) 활동과 개인 간(P2P) 송금, 온체인 소득·결제 등 CARF의 실질적인 적용 범위 밖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셀프 커스터디 지갑이나 DEX, 해외 플랫폼 등으로 거래가 분산되면서 거래소 등 사업자가 신고하는 정보만으로는 납세자의 전체 가상자산 활동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CARF를 통해 확보한 납세자·거래 정보와 블록체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온체인 데이터를 함께 활용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업자가 제공하는 오프체인 정보와 온체인 데이터를 결합하면 거래정보 사각지대를 줄이고 납세자의 가상자산 활동을 보다 폭넓게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이 일부 지갑에 집중된 점도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전체 지갑 주소의 28%가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의 87%를 차지했다. 싱가포르는 주소의 20%가 활동의 89%, 브라질은 주소의 32%가 활동의 87%를 차지했다. 반면 일본은 주소의 27%가 활동의 57%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분산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의 잠재적 과세 대상 가상자산 활동 규모는 같은 해 정부 재정적자 75억달러의 약 144.05% 수준으로 포르투갈에 이어 분석 대상국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가상자산 과세를 통해 재정적자에 해당하는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잠재적 과세 대상 활동 전체 규모와 정부 재정적자를 단순 비교한 수치다.
권준혁 체이널리시스코리아 지사장은 “2027년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중요한 것은 과세 기준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실제 과세 대상이 되는 가상자산 활동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며 “CARF를 통해 확보되는 납세자 및 거래 보고 정보와 블록체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온체인 데이터를 함께 활용한다면 정보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과세 대상 활동을 보다 폭넓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