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교역 25% 차지하는 CPTPP…“통상 분절 대응할 제도적 틀 필요”

경제

이데일리,

2026년 8월 31일, 오후 01:31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글로벌 통상질서가 다자주의에서 지역화·분절화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한국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선택적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한국 전체 상품교역의 25%가 CPTPP 회원국과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미 형성된 경제 관계를 하나로 묶을 제도적 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인협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31일 서울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신통상 질서의 미래: 한국의 기회와 도전’ 국제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사진=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인협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31일 서울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신통상 질서의 미래: 한국의 기회와 도전’ 국제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사진=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인협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31일 서울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신통상 질서의 미래: 한국의 기회와 도전’ 국제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다자무역체제 약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보호주의 확산에 대응해 한국의 통상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2018년 출범한 아·태 지역 무역협정인 CPTPP 중요성도 강조됐다. CPTPP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으로 영국, 일본, 캐나다 등을 포함해 현재 12개국 참여하고 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기업은 안정적인 시장과 신뢰할 만한 공급망, 예측 가능한 규범의 틀이 절실하다”며 “경제계는 개방과 규칙에 기반한 새로운 통상협력 체제인 CPTPP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회와 도전을 모두 고려한 균형 있는 논의와 철저한 준비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정부의 통상 전략으로 △통상 네트워크 다변화 △개방형 복수국 협력 활용 △미래지향적 통상규범 형성을 제시했다. CPTPP와 관련해서는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공론화 작업에 착수했다며 농축산어업계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세계화가 끝나기보다는 통상질서의 형태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데보라 엘름스 힌리히재단 무역정책총괄은 현재 상황을 “세계화의 종말이라기보다는 더욱 지역화되고 분절된 형태로의 전환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견 통상국이 취할 수 있는 전략으로 관망·현상유지, 특정 강대국 편승, 선택적 파트너십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CPTPP나 미래 투자·무역 파트너십(FIT-P)처럼 이미 작동하고 있는 협력체를 활용하는 ‘선택적 파트너십’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CPTPP는 미국과 중국 모두 참여하지 않은 데다 영국의 신규 가입 등 외연을 확장해온 만큼 유럽연합(EU)·아세안 등과 연결되는 통상 플랫폼으로 활용할 여지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CPTPP 가입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교역 규모도 제시됐다. 제프리 쇼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과 CPTPP 12개 회원국 간 상품교역액은 약 3410억달러로 한국 전체 상품교역의 25%에 달했다. 중국과의 교역액 약 2730억달러(20%), 미국 약 1960억달러(15%)보다 많다.

한국은 CPTPP 회원국 12개국 가운데 10개국과 이미 개별 무역협정을 체결했지만 협정별 규율 범위가 다르고 일본·멕시코와는 협정이 없다. 쇼트 연구위원은 “실질적 교역 관계는 이미 존재하는 만큼 이를 포괄적으로 규율할 제도적 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PTPP 참여가 핵심광물과 기계류 등의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고 데이터·노동·환경 등 새로운 글로벌 통상규범 형성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새로운 통상 질서가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속단하기보다 우리 경제의 전략적 선택지를 면밀하게 따져보는 것이 우선”이라며 “기업 현장이 필요로 하는 예측 가능한 통상 여건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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