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때 일부 다른 국가는 현금을 지급해 재정적인 지원을 했지만, 우리나라는 대출로 버티도록 했다는 취지다.
박 장관은 “반도체 초호황으로 인한 성장의 과실이 일부 대기업과 산업에만 가선 안 된다. 당연히 골고루 국민에게, 더구나 취약 계층에게 많이 가야 해서 복지 예산도 이번에 대폭 늘리고 청년들이나 취약 차주들에게 지원할 예정”이라며 “예산 규모는 그렇게 크진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대상은) 상환 능력이 되어 있지 않은 분들”이라며 “이분들이 빨리 재기에 성공해서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해 나가는 것이 국가 전체의 부나 개인의 안정된 삶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하에 지금 검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비상경제본부 회의에서 ‘금리 상승기 대비 취약차주 지원 방안’을 내놨다.
그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생긴 빚 중 3년 넘게 연체된 6조3000억 원 규모의 장기 연체 채무를 소각하거나 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상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의 무담보 채권 중 2023년 6월 이전에 연체가 시작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빚이다.
2020년부터 2023년 팬데믹 기간에 개인사업자 대출이 총 358조7000억원 규모인데, 이 중 아직 못 갚은 돈이 154조7000억 원으로 무려 43.1%다. 여기서 3개월 이상 연체 비율은 이 가운데 4.1%인 6조3000억 원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에 이어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올려 연 3%가 됐고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차주 상환 부담 가중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직 확정된 지원 기준은 없으나 상환 능력을 잃은 채권을 일괄 매입해서 소각하고 갚을 능력에 따라 원금 감면이나 상환 기간 연장을 나눠서 지원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평소 ‘빌린 돈은 갚아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는 정부지만 정권이 바뀌거나 경제 위기가 올 때마다 채무 조정 정책을 반복하면서 ‘결국 버티면 정부가 빚을 줄여준다’는 기대가 형성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또 채무 조정 정책의 근본적 한계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신용회복위원회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채무 조정을 받은 뒤 성실하게 빚을 갚은 취약차주가 재차 생계자금을 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반기 성실 상환자 소액 대출 신청은 2만6703건(788억3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신청 건수는 1만4893건(470억1900만 원)으로, 2022년 이후 분기 기준 최대다.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상환자와의 형평성 지적도 따라온다.
정부는 이를 고려해 성실 상환자에게 금리와 대출 한도 우대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출에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주고, 한도는 2억 원으로 올리는 한편, 기업은행의 소상공인 희망 드림 대출은 공급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또 내년 지역신용보증 심사 체계를 개편하면서 성실 상환 정보를 심사에 반영할 계획이다.
박성훈 의원은 “취약차주가 연체와 재차입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도록 선제적 재무 관리와 재기 지원 대책을 종합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빚을 조정하고 다시 대출해주는 방식의 사후처방에 머물면 안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