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는 GS25 ‘민음사빵’을 기획한 고다슬 GS25 디저트팀 MD는 31일 이데일리와 만나 상품 첫 시작을 이같이 떠올렸다. 민음사 문학 작품과 캐릭터 브랜드 ‘오늘의귀여움’을 편의점 빵에 접목한 민음사빵은 지난 21일 첫선을 보인 뒤 사흘 만에 5만개가 팔렸고, 현재 누적 판매량은 30만개를 넘어섰다. 빵에 랜덤으로 들어 있는 투명 책갈피를 모으려는 수요까지 몰리면서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고다슬 GS25 디저트팀 MD가 31일 서울 강남구 GS리테일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앞에는 고 MD가 기획한 ‘민음사빵’ 4종이 놓여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확신은 눈으로 본 서울국제도서전 현장에서 더 커졌다. 직접 행사장을 찾은 고 MD의 눈에 들어온 것은 책과 굿즈를 사기 위해 긴 줄을 선 20·30대 여성들이었다. 고 MD는 “책을 사는 분들이 실제 빵 구매층과 연결될지 기존 데이터나 경험이 없어 궁금했다”며 “20·30대 여성들이 현장에서 책과 관련 굿즈를 사기 위해 한 시간씩 줄을 서는 모습을 보고 판단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 문학과 캐릭터의 결합을 편의점으로 옮겨보자는 구상이 구체화된 순간이었다.
상품을 만드는 방식부터 기존 컬래버의 공식을 깼다. 통상 캐릭터와 협업하면 캐릭터 특성에 맞춰 맛을 정한다. 고 MD의 설명대로 “예컨대 호빵맨과 협업하면 안에 팥이 들어 있으니 팥맛을 넣고, 굿즈는 띠부씰을 넣는” 식이다. 하지만 문학 작품은 빵과 연결 짓기가 어려웠다. 대신 ‘민음사라는 IP’, ‘맛있는 빵’, ‘누구나 갖고 싶은 굿즈’를 각각 따로 고민한 뒤 하나로 합쳤다. 빵 역시 완전히 새로운 맛보다 과거 GS25에서 판매했던 상품 가운데 소비자 평가가 좋았던 제품을 추려 다시 살렸다. 고 MD는 “제 나름대로는 각각의 ‘베스트 밸류’를 모은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흥행의 핵심 ‘투명 책갈피’도 우연한 선택은 아니었다. 빵 굿즈의 대표 격인 띠부씰은 수집이 목적인 만큼 마니아층에서 수요가 멈춘다. 반면 출판 굿즈에서 익숙한 책갈피는 마니아가 아니어도 실생활에서 쓸 수 있다. 특히 고 MD가 여러 책갈피 가운데 투명 재질을 고른 것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그는 “투명 책갈피는 뒤에 비치는 책의 문구가 인증샷으로 예쁘겠다고 생각했다”며 “민음사 책과 굿즈, 빵이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되길 바랐다”고 했다.
고다슬 GS25 디저트팀 MD가 31일 서울 강남구 GS리테일 본사 내 GS25 매장에서 ‘민음사빵’과 빵에 동봉된 투명 책갈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출시 전부터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평소 GS25 인스타그램 게시물의 공유 횟수는 100건 안팎이지만 민음사빵 사전 콘텐츠는 공개 직후 3000~4000건 이상 공유됐다. 흥행을 체감한 건 출시 후 맞은 첫 주말이었다. 고 MD는 “늦잠을 자고 오전 10시쯤 SNS를 켰는데 피드가 전부 제가 만든 빵이었다”며 “‘이게 왜 이렇게 많이 떠 있지’ 싶어 꿈을 꾸는 줄 알았다”고 웃었다. 책을 읽지 않는다는 소비자까지 빵을 사고, 책갈피를 키링 등 새로운 굿즈로 재가공하는 모습도 이어졌다.
올해 입사 10년을 맞은 고 MD의 다음 목표는 소비자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상품이다. 맛이든 새로운 경험이든 소비자에게 오래 기억되는 상품을 만들고 싶다는 의미다. 그는 지금도 SNS와 트렌드 리포트를 매일 들여다보며 다음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고 MD는 “MD를 하다 보면 상품 하나가 10년 넘게 기억되는 게 쉽지 않다”며 “민음사빵뿐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회사에서 계속 가져갈 수 있는 상품을 하나 남겨보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