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개최된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중복위임장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6.3.24 © 뉴스1 최지환 기자
MBK·영풍이 고려아연(010130) 주식 공개매수를 앞두고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을 둘러싼 문서제출명령 정당성이 최종적 확인됐다.
1일 KZ정밀(케이젯정밀)에 따르면 대법원은 장형진 영풍 고문이 신청한 재항고를 기각했다. 앞서 장 고문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 영풍, 장형진 고문 3자 간 체결한 경영협력계약과 후속 계약서 일체를 제출하라는 재판부의 문서제출명령에 불복해 재항고를 신청했다.
이에 KZ정밀이 장 고문과 영풍 이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9300억 원대 주주대표소송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영풍에 불리하고 MBK에 유리한 내용을 경영협력계약에 포함해 법인과 일반주주의 이익을 훼손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데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영풍은 자사가 소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MBK에 부여했다.
대법원 민사1부는 지난달 18일 문서제출명령에 대한 즉시항고 사건에서 장 고문의 재항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이 사건 재항고는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4조에 해당해 이유 없음이 명백하므로 같은 법 제5조의 의하여 재항고를 기각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경영협력계약 문서제출명령 결정을 내렸으나 장 고문은 이에 불복해 즉시항고를 제기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올해 4월 장 고문의 즉시항고를 기각했고 장 고문은 다시 불복해 5월 대법원에 재항고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1심과 항고심 재판부는 장 고문으로부터 경영협력계약서를 제출받아 직접 확인한 뒤 문서제출 필요성을 인정했다.
항고심을 심리한 서울고법은 올해 4월 즉시항고 기각 결정문에서 "공개매수신고서 등을 통해 공시된 내용은 계약서의 주요사항을 요약한 것으로 영풍과 피고 장형진이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부여한 콜옵션의 구체적인 행사 방법 등이 그것만으로 모두 밝혀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계약서 중 아직 공시되지 않은 부분의 내용에 따라 영풍의 손해액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영풍과 그 특수관계인이 경영협력계약에 따라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대해 각종 의무를 부담함에 따라 영풍에 손해가 생기는지 여부 및 손해의 구체적인 정도와 범위 등은 본안소송에서 충실한 증거조사에 기초한 면밀한 심리를 통해 판단될 문제"라며 "이를 위해서라도 계약서를 증거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본 1심 법원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문서제출명령 대상은 2024년 9월 12일 영풍과 장 고문,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체결한 '경영협력에 관한 기본계약'과 후속 계약서 일체다. 영풍이 보유하던 고려아연 주식은 지난해 3월 유한회사 와이피씨(YPC)에 현물출자됐다. 와이피씨 역시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경영협력계약상 기존 주주와 동일한 권리를 보유하고 의무를 부담하기로 했다.
공시에 따르면 경영협력계약에는 영풍과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을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동의 하에 행사하고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추천으로 선임된 고려아연 이사 수가 영풍 추천으로 선임된 이사 수보다 1인 더 많아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계약에 따라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에 대해 콜옵션, 우선매수권, 공동매각요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다.
KZ정밀 관계자는 "대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MBK·영풍 경영협력계약을 증거로 확인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최종 유지됐다"며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에 어떤 권리를 설정했고 그 조건이 법인과 일반주주의 이익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법원과 주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며 진실이 철저히 규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오는 9일 임시주주총회가 열린다. 독립이사 4명과 분리선출 감사위원 1명을 새로 선임하는 이번 표대결에서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 대부분이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후보에게 힘을 실으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jinny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