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협상에서 상여금 50% 인상, 해고자 복직, 정년 연장 등 3대 쟁점 사항을 두고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전면 파업에 들어간 21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자동차업종 조합원들이 공동파업대회를 열고 있다. 2026.8.21 © 뉴스1 이호윤 기자
현대자동차(005380)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가결하면서 국내 완성차 5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모두 마무리됐다. 올해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가 확산하고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사 간 긴장감이 커졌지만 실제 타결된 임금·성과급 규모는 지난해보다 대체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미국발 관세 영향으로 수익이 줄어든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전날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61.55%의 찬성률로 합의안을 가결했다. 지난 5월 6일 상견례 이후 118일 만이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 원 인상과 성과급 400%+1270만 원, 주식 15주, 복지포인트 50만 원 지급 등이 담겼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 등을 모두 포함하면 조합원 1인당 올해 4084만 원의 임금 인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성과급과 주식 지급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기본급을 올해와 같은 10만 원 올리면서 성과급 450%+1580만 원, 주식 30주, 재래시장상품권 20만 원을 지급했다. 올해는 성과급 비율이 50%포인트 낮아졌고 정액 지급액도 310만 원 줄었다. 주식은 절반인 15주로 감소했다.
기아(000270)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기본급 10만 원 인상과 성과·격려금 400%+1270만 원, 자사주 47주, 최대 생산·판매 목표 달성 시 특별 포인트 50만 포인트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에는 기본급 10만 원 인상에 성과·격려금 450%+1600만 원, 주식 53주였다.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현대차 주식 15주는 약 605만 원, 기아 47주는 약 616만 원이다. 기본급에 연동되는 성과급 400%를 제외하면 현대차 직원이 받는 정액 현금·포인트와 주식 가치는 약 1925만 원이다. 기아는 약 1886만 원으로, 목표 달성 시 지급되는 50만 포인트까지 더하면 1900만 원을 웃돈다.
현대차·기아의 성과급 규모 축소는 미국발 관세 영향으로 인해 수익이 줄어든 결과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액 186조2544억 원으로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5% 감소한 11조4678억 원을 기록했다. 기아 역시 매출 114조 1409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28.3% 줄어든 9조 781억원으로 집계됐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완성차 대부분 소폭 축소…KGM만 늘어
다른 완성차 업체도 지난해와 비교해 임금 인상 폭이나 일시금 지급 규모가 대체로 줄었다. 한국GM은 올해 기본급을 9만2000원 올리고 성과급 1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기본급 9만5000원 인상과 일시금·성과급·격려금 총 1750만 원보다 모두 낮아졌다.
르노코리아는 감소 폭이 더 크다. 지난해에는 기본급 10만 3500원 인상과 생산성 격려금(PI) 150%, 타결 일시금 250만 원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기본급 5만1000원 인상, 일시금 250만 원, PI 최대 100%로 합의했다.
KG모빌리티(KGM·003620)는 기본급 인상액을 지난해와 같은 7만5000원으로 유지했다. 생산장려금은 지난해 350만 원에서 올해 360만 원으로 10만원 늘었다. 완성차 5사 가운데 현대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는 지난해보다 보상 수준이 낮아지거나 인상 폭이 축소됐고 KGM만 소폭 증가한 셈이다.
'이익 30%' 요구까지…성과급 갈등에 파업
올해 완성차 업계의 노사 협상은 쉽지 않았다. SK하이닉스 등에서 회사 이익과 연계한 성과급 제도가 확산하면서 자동차 노조에서도 유사한 요구가 나왔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기아 노조도 지난해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했다. 한국GM 노조도 최종 합의액의 두 배 수준인 1인당 3000만 원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했다.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파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현대차 노조는 총 60시간 파업을 벌였고 지난달 21일에는 2016년 이후 10년 만에 8시간 전면파업에 나섰다. 한국GM 노조도 지난 7월 임단협 과정에서 부분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최종 합의에서는 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정하는 방식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란봉투법도 변수로 꼽혔다. 개정 노동조합법은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확대하고 노동쟁의 범위를 넓혔다. 또 쟁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조합원별 관여 정도 등에 따라 개별화하고 배상액 감면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는 올해 합의 과정에서 회사가 노조 측에 제기했던 손해배상 가압류를 모두 철회하기로 했다.
pkb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