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전경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디지털자산기본법 마련 작업을 자체 평가하면서 가상자산 2단계법은 '다소 미흡',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는 '미흡'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가 길어지면서 당초 계획했던 법안 마련 시점을 지키지 못한 영향이다.
특히 최근 디지털자산기본법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관련해서는 금융위가 최근 5년간 별도의 법률 검토나 자문을 진행한 내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산권 침해와 다른 금융업권과의 규제 형평성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관련 법률 검토는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는 '2025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에서 '가상자산 2단계법 마련' 과제를 '다소 미흡'으로 평가했다.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은 이보다 한 단계 낮은 '미흡' 평가를 받았다. 금융위 전체 31개 관리과제 가운데 다소 미흡 이하로 평가된 과제는 10개였다.
금융위는 가상자산 2단계법 마련을 위해 지난해 2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국회 디지털자산TF를 비롯해 총 23차례 토론회·포럼 등에 참여했다. 법 제정 전 규제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가상자산 대여 가이드라인 등 10건의 자율규제도 마련했다.
그럼에도 법안 마련 자체는 당초 계획보다 늦어졌다. 금융위는 미흡 원인으로 "외환·통화·결제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마련하는 만큼 한은 등 관계기관 간 면밀한 협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과지표 달성 시점이 다소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개선 과제로는 국회와 관계기관 간 협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는 '미흡' 평가를 받았다. 금융위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을 포함한 2단계법 마련을 추진했지만 이 역시 한은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 과정에서 성과지표 달성 시점이 늦어졌다고 평가했다.
금융위는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올해 1분기까지 '2단계법 정부안 마련'을 자체 조치계획으로 세웠다. 그러나 9월인 현재까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둘러싼 주요 쟁점에 대한 조율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가 가상자산거래소의 특정 대주주에게 지분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업계에서는 재산권 침해 가능성과 다른 금융업권과의 규제 형평성 등을 놓고 반발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가 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과 관련해 진행한 법률 검토나 법률 자문 내역은 없었다. 의원실은 대주주 지분 제한의 법적 충돌 및 입법 정합성에 관한 검토·자문 자료와 관계기관·민간 협의, 연구용역 결과 등을 요구했으나 금융위는 "가상자산거래소 지분율 제한 관련 법률 검토 및 자문 등의 내역은 없다"고 답했다.
금융위는 현재 사업자와 시장, 이용자를 아우르는 통합법 형태의 디지털자산법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을 포함한 쟁점에 대해서는 관계기관 협의와 전문가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이를 마무리해 국회 입법 논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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