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發 세수 폭증…AI·청년에 집중투입

경제

이데일리,

2026년 9월 01일, 오후 06:24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정부가 세수 호황을 발판으로 내년 총지출을 820조 9000억원으로 12.8% 늘리는 역대 최대 확장재정을 편성했다.

반도체·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산업과 청년, 지방·저소득층 지원에 재정을 집중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추가 세수의 일부는 미래대응기금에 쌓아 경기둔화와 세수 감소에 대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과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의결했다. 내년도 총지출은 올해 본예산 727조 9000억원보다 93조원 늘어난 820조 9000억원이다. 증가율은 12.8%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의 10.6%를 웃도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지금 우리는 저성장 고착화냐, 잠재성장률 반등이냐의 갈림길 앞에 서 있다”며 “경제의 파이를 키우고 산업 역량을 고도화해 다시 이를 통해 재정여력을 확대하는 생산적 선순환 재정전략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예산의 중점 투자 분야는 △3대 메가프로젝트·AI 총력 지원(21조 3000억원) △미래 성장엔진 확충(62조 8000억원) △청년 종합지원(43조 3000억원) △K자형 양극화 대응(117조 1000억원) 등이다.

특히 반도체·피지컬AI·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예산을 2배 이상 늘리고, 2조 6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특별회계도 신설한다. 청년 지원 예산은 53.5% 대폭 증액하며, 기준중위소득은 역대 최대인 6.7% 인상해 복지안전망도 강화한다.

역대 최대 지출 확대가 가능한 배경은 세수 급증이다. 내년 총수입은 올해보다 30.4% 증가한 880조 8000억원, 국세수입은 49.8% 늘어난 584조 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출을 93조원 늘리고도 재정지표는 오히려 개선된다. 통합재정수지는 59조 9000억원 흑자로 돌아서고,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GDP 대비 0.1%까지 낮아진다. 국가채무는 1519조 8000억원으로 처음 1500조원을 돌파하지만, 명목 GDP가 크게 늘어나면서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1.6%에서 48.3%로 낮아진다.

확장재정 기조는 중기적으로도 이어진다. 총지출은 2030년 1005조 2000억원으로 10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가채무 역시 2030년 1734조 1000억원까지 늘어나며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9.0%로 다시 상승한다.

정부는 세수 호황을 일회성 지출 확대에만 쓰지 않고 일부를 미래에 남겨두는 장치도 마련한다. 내년에 ‘162조원+α’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해 청년·성장동력 등 4대 분야에 투자하고, 당장 쓰지 않는 재원은 여유자금으로 운용한다.

전문가들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꺾이면 법인세를 중심으로 세수가 정부 전망에 미치지 못할 수 있지만 복지성 지출은 경기 상황에 따라 다시 줄이기 쉽지 않아서다.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내년 확장재정 편성의 근간이 된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의문”이라며 “세수는 경기에 따른 변동성이 크고 예산은 한 번 늘리면 다시 줄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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