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VC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18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차 단계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업스테이지와 SK텔레콤, LG AI연구원 등 3개 정예팀의 3차 진출을 확정했다. 로앤컴퍼니는 업스테이지 컨소시엄 참여사로 법률 분야 모델 성능 고도화와 활용 확산을 맡고 있다. 1차 단계에서 법률 특화 학습·평가 데이터셋 구축에 참여했고 2차에서는 법률 데이터 평가 고도화를 담당했다.
이처럼 복수의 VC들에게 투자를 받은 리걸테크 기업들은 외연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먼저 로앤컴퍼니는 지난해 3월 로펌용 업무관리 솔루션 '로탑'을 운영하는 로타임비즈텍 지분 100%를 150억원에 사들였다. 법률 상담 플랫폼 로톡과 판례검색 빅케이스, 법률 AI 슈퍼로이어에 로펌 전사적자원관리(ERP)까지 붙이면서 변호사 업무 전 과정을 하나로 묶는 구조가 됐다. 대표적인 경쟁사인 엘박스는 2024년 8월 판례검색 서비스 케이스노트를 인수해 관련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렸고, 지난해 11월에는 엘박스AI의 답변 생성 방식을 검색과 검증을 반복하는 에이전트형 구조로 바꿨다.
두 회사의 이같은 외연 확장 재원은 지난해 진행한 라운드에서 나왔다. 로앤컴퍼니는 지난해 3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전환우선주 40만6493주를 발행해 359억9700만원을 조달했다. 구주 거래를 포함해 시장에 알려진 시리즈C-2 규모는 500억원이다. 엘박스는 지난해 6월 시리즈C로 300억원을 받았다.
매출은 로앤컴퍼니가 연결 기준 153억9700만원으로 전년(93억800만원)보다 65.4% 늘었다. 영업손실은 94억8800만원에서 56억9100만원으로 40% 줄었다. 영업비용이 187억9700만원에서 210억8800만원으로 12.2%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매출 증가분이 그대로 적자 축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로는 로톡 등 플랫폼 매출이 100억200만원으로 16.8% 늘어난 반면, 빅케이스·슈퍼로이어·로탑이 속한 SaaS 부문은 7억4400만원에서 53억9400만원으로 7.25배가 됐다. 전체 매출에서 SaaS가 차지하는 비중이 8%에서 35%로 올라섰다. 이 가운데 24억6300만원은 인수한 로타임비즈텍이 취득 이후 올린 매출이다. 엘박스는 별도 기준 매출 79억원으로 전년(39억4000만원)의 두 배가 됐지만 영업손실은 70억6000만원에서 99억9000만원으로 늘었다.
같은 리걸테크로 묶이지만 전자계약 쪽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모두싸인 매출은 2023년 59억2000만원에서 지난해 93억1000만원으로 늘었다. 2024년 5월 SBVA 주도로 177억원 규모 시리즈C를 받은 뒤 추가 라운드나 인수 없이 공공·엔터프라이즈 시장과 AI 계약관리(CLM)로 확장하는 중이다.
규제 불확실성이 걷힌 것도 리걸테크 확장에 속도가 붙은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법무부는 지난해 변호사 검색 서비스 운영 기준을 정리한 가이드라인을 내놨고, 로앤컴퍼니는 이에 맞춰 광고 영역 표시를 구체화하고 상담하지 않은 변호사를 대한변호사협회에 통지할 수 있도록 이용약관을 바꿨다. 로톡 사태 이후 남아 있던 사업 리스크가 정리되면서 인접 영역으로 움직일 여지가 생긴 셈이다.
한 VC 관계자는 "지금의 적자는 인수와 AI 인프라에 선제적으로 투입한 성격이 강해 비용 통제 실패로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조달한 자금이 3~4년치인 만큼 그 안에 매출이 비용을 따라잡는 구간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