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납세자연합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조형태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세무학 전공)는 지난달 31일 홍익대 연구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내년에 가상자산 과세가 이대로 시행될 경우 국제조세 측면에서 국가간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기타소득으로 원천징수하려 하나 상대국이 이를 자본이득으로 보고 우리 과세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어 세무상 국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최근 국회예산정책처 연구용역(가상자산 과세상쟁점 및 개선방안 연구)에 참여해 국가별 과세 현황 등을 조사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현 재경부 1차관)가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출근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조 교수가 우려하는 포인트는 우리나라의 기타소득 과세가 해외 주요국과 다르다는 점이다. 기타소득 과세는 로또 당첨금이나 슬롯머신 당첨금과 같은 일시적 우발적 사생성 소득에 적용되는 세금이다.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는 2020년 7월 가상자산 과세 관련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기타소득 과세를 채택했다. 이어 내년 1월에 6년 전 기타소득 방식의 원안 그대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세계 최대 가상자산 시장인 미국은 가상자산을 자본이득 소득으로 보고 주식과 같은 방식으로 과세하고 있다. 일본도 올해 세법 개정으로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취급하기로 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을 주식, 채권과 함께 투자하고 있고 테더, 서클 등 스테이블코인 결제까지 확산되는 글로벌 시장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조 교수는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해외와 다른 기타소득 과세 입장이기 때문에 양쪽 국가 모두 과세할 경우 납세자에게 이중과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한미 간 조세조약을 체결할 때 가상자산 소득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조세 다툼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과 미국이 각각 과세권을 주장하면서 조세 분쟁 소지가 있고 납세자들에게 국제적 이중과세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국가 간 상호합의절차(MAP·Mutual Agreement Procedure)나 세금 환급·재조정(경정청구)을 통해 한국과 외국이 가상자산 소득의 성격을 다르게 판단해 세금을 두 번 매기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국세청 차원에서 주요 조세조약 상대국의 가상자산 소득 과세 현황을 조사·공표해 납세자들에게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우리나라도 기타소득 과세에서 벗어나 미국 등 해외 선진국처럼 양도소득세나 금융투자소득세와 유사한 과세 체계를 적용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선진국처럼 손실통산과 이월공제가 폭넓게 가능하도록 가상자산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자료=재정경제부, 국세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