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다시 3%대…쌀 6.2%·갈치·소고기 7%대↑, 추석 밥상 부담(종합2보)

경제

뉴스1,

2026년 9월 02일, 오전 11:21

정부가 추석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한 1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6.9.1 © 뉴스1 이종수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를 기록하며 두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통신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로 휴대전화료가 26.7% 급등하고,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류도 14.2%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밀어 올렸다.

통신요금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물가상승률은 2.5% 수준이지만 추석을 앞둔 장바구니 사정은 녹록지 않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2.6% 내렸지만 쌀(6.2%)과 국산 쇠고기(3.3%), 달걀(5.2%), 고등어(6.5%) 등 주요 성수품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올랐다.

통신비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9월 물가 상승률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한 기조적인 상승세와 추석 밥상물가 부담은 변수로 남았다. 정부는 추석 성수품 공급과 할인 지원을 확대해 장바구니 물가 관리에 나선다.

통신요금 기저효과에 공공서비스 25년 만에 최고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05(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2%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 7월(2.8%)보다 0.3%p 높아지면서 두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 전쟁 등의 여파로 지난 3월 2.2%, 4월 2.6%, 5월 3.1%, 6월 3.2%까지 높아졌다가 7월 2.8%로 둔화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서비스였다. 서비스 물가는 3.7% 올라 전체 물가를 2.04%포인트(p) 끌어올렸다. 특히 공공서비스는 6.5% 상승해 2001년 8월(7.2%)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SK텔레콤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고객 보상으로 통신요금을 50% 할인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휴대전화료가 26.7% 급등한 영향이다. 지출목적별 통신 물가도 16.6% 올라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기저효과로 물가상승률이 0.58%p 높아졌다"며 "기저효과를 제거하면 이달 물가상승률은 2.5%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기조적인 물가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개인서비스는 3.5% 상승했다. 외식은 2.7%,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는 4.0% 올랐다. 보험서비스료(13.4%), 해외단체여행비(14.9%), 자동차수리비(6.3%) 등이 상승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개인서비스는 상승세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수요 측 압력으로 보기에는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순차적으로 반영되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업제품은 3.7% 상승했다. 석유류가 14.2% 올라 전체 물가를 0.54%p 끌어올렸지만 상승률은 지난 6월 24.7%, 7월 15.5%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졌다. 등유는 19.7%, 경유는 19.6%, 휘발유는 11.5% 각각 올랐다.

정부는 최고가격제가 지난달 물가상승률을 약 0.5%p 낮춘 것으로 추산했다. 휴대전화료 기저효과가 물가를 높인 반면 최고가격제와가격제와 농축수산물 할인은 물가를 끌어내린 셈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휴대전화료 할인은 앞으로도 있기 힘든 일시적인 요인이어서 따로 설명한 것"이라며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통신요금 기저효과를 제외한 물가상승률도 3%에 육박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개인서비스 가격에 소비 수요뿐 아니라 임금과 원재료비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되는 만큼 현재 물가 상승을 수요 측 압력이 커진 결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은행은 최근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기조적인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임금과 성과급 증가에 따른 소비 확대가 수요 측 압력을 높일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의 소멸로 8월보다 낮아지겠으나 근원 품목을 중심으로 기조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중동전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비용충격의 전이, 수요측 압력 확대 등으로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에서도 "올해 소비자물가는 비용충격의 전이가 지속되고 수요압력도 점차 확대됨에 따라 2.7%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추석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한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한 1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상인이 소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2026.9.1 © 뉴스1 이종수 기자

농축수산물 내렸지만 추석 성수품 오름세…정부, 할인지원 예산 '역대급 규모' 투입
가공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1.5% 올라 전월(1.0%)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정부는 출고가 인상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가운데 향후 유가와 환율 흐름에 따라 원재료비와 물류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추석 수요가 몰리는 9월 중 19개 식품업체와 협력해 4700개 품목을 최대 64% 할인하기로 했다. 출고가 인상이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할인 행사로 낮추겠다는 취지다.

농축수산물은 2.6% 하락했다. 농산물이 6.7% 내린 반면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1.5%, 3.8% 상승했다. 출하량 증가와 정부 지원 할인행사 등이 전체 가격을 낮췄다.

그러나 추석 성수품 부담은 이어졌다. 쌀은 6.2% 올랐고 국산 쇠고기와 수입 쇠고기는 각각 3.3%, 7.4% 상승했다. 달걀은 5.2%, 고등어는 6.5% 올랐다.

상승 폭은 다소 줄었지만 오름세는 지속됐다.

국산 쇠고기 상승률은 지난 6월 7.5%에서 7월 5.7%, 8월 3.3%로 낮아졌고, 달걀도 같은 기간 10.3%, 7.5%, 5.2%로 둔화했다. 수산물은 6월 3.7%, 7월 3.9%, 8월 3.8%로 석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반면 배추(-26.2%), 토마토(-24.8%), 파프리카(-31.0%), 수박(-17.5%), 복숭아(-14.3%), 사과(-8.9%) 등은 크게 내렸다. 전체 농축수산물 지표와 소비자가 느끼는 추석 밥상물가 사이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1일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하고 배추·무·사과·배·소고기·명태 등 19대 성수품을 평시보다 1.6배 많은 역대 최대 규모인 18만 3000톤 공급하기로 했다.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역대 최대인 1030억 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농산물은 최대 40%, 수산물은 최대 5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며 " 9월 농축수산물이 추석 성수품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와 협업해 (물가를) 최대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식품은 0.8%, 식품 이외는 4.8% 각각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신선채소와 신선과실 가격 하락으로 6.7% 내렸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지난 7월(2.6%)보다 상승 폭이 0.8%p 확대되면서 2023년 5월(3.8%)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도 지난 7월 2.5%에서 8월 3.1%로 높아졌다. 2023년 12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심의관은 "휴대전화 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의 가중치가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커지면서 근원물가 상승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배경으로 근원물가 상승세 확산과 장기화 가능성을 꼽은 바 있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각각 3.3%, 2.9%로 크게 높아진 데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두 해 모두 2.5%로 예상되면서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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