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제품 성능 광고하려면 근거 있어야…공정위, '선 실증 후 광고' 강화

경제

뉴스1,

2026년 9월 02일, 오후 12:00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 뉴스1 김기남 기자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능을 광고하려는 사업자는 광고 전에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갖춰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요구한 실증자료의 제출기간 연장 사유도 구체화되고 연장 가능 기간은 최대 30일에서 15일로 줄어든다.

공정위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표시·광고 내용의 실증에 관한 운영 고시'(실증고시) 개정안을 오는 다음 날(3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표시·광고 실증제도는 사업자가 표시·광고에서 주장하는 사실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도록 해 부당한 표시·광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제도다. 실증고시는 공정위의 실증자료 요청과 사업자의 자료 제출, 공정위의 심사·처리 등에 관한 기준을 규정한다.

실증자료 제출 요청, 제출기간 연장 및 미제출 시 절차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공정위는 제도 운영의 실효성을 높이고 절차와 기준을 정비하기 위해 고시 명칭을 '표시·광고 내용의 실증에 관한 운영 고시'로 바꾸고 △실증자료 요청 대상 명확화 △실증자료 제출 절차 구체화 △실증자료 판단기준 정비 △사업자 자율점검 지원 등을 중심으로 개정했다.

우선 최근 AI 성능을 강조한 제품과 서비스가 늘어남에 따라 AI 등 신기술을 활용했다는 사실이나 그 성능을 광고하는 경우에도 사전 실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기존 심결례 등을 반영해 실증이 필요한 표현도 추가했다.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인체에 무해한 원료', 우모제품의 '솜털 ○○%, 깃털 ○○%' 등 인체·안전·성능·효능·품질과 관련되거나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광고가 대상이다.

실증자료 제출기간 연장 기준도 손질했다. 기존에는 공정위가 실증자료를 요청하면 사업자는 요청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자료를 제출해야 했다. 다만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기간 내 제출할 수 없다고 공정위가 인정하면 해당 사유가 사라진 날부터 30일까지 제출기간을 연장할 수 있었다.

공정위는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의 범위가 모호해 자료 제출이 늦어지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조사 연기 신청 사유를 준용해 연장 사유를 △천재지변 △합병·인수, 회생절차 개시, 파산 또는 이에 준하는 절차의 진행 △권한 있는 기관의 장부·증거서류 압수 또는 일시 보관 △화재 또는 재난 등에 따른 사업 수행의 중대한 장애 발생 등으로 구체화했다.

연장 가능 기간은 기존 '연장 사유가 소멸한 날부터 30일'에서 '15일 이내'로 줄였다. 광고에 앞서 관련 내용을 입증할 자료부터 확보하도록 하는 '선(先) 실증 후(後) 광고' 원칙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사업자가 연장기간을 포함한 제출기간 안에 실증자료를 내지 않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광고에 대해 중지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사업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광고하기 전에 광고 내용에 맞는 실증자료를 미리 확보하도록 하고, 자료가 제출되지 않는 광고는 중단해 소비자 피해 확산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사업자가 실증 의무와 절차를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도 마련했다. 광고 전에는 실증대상 여부와 실증자료 확보 여부, 자료별 판단기준을 확인하도록 하고, 공정위의 자료 제출 요청을 받은 뒤에는 제출기간과 연장요건, 제출방법, 미제출 시 조치 등을 확인하도록 구성했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으로 사업자에게 자율점검 기준을 제시해 법 위반을 예방하고 소비자 피해를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봤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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