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티즈vs리트리버 진료비 달라…진료부 공개 전 표준화 작업 필요"

경제

뉴스1,

2026년 9월 02일, 오후 12:07

크기가 다른 동물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 뉴스1

"소형견 몰티즈(말티즈)와 대형견 리트리버는 같은 검사를 해도 진료비가 다르다. 개체 특성을 무시한 획일화된 진료비 공개는 혼란만 낳는다."

"알 권리를 위한 진료기록부 공개 취지는 공감한다. 하지만 사람과 달리 진료항목 표준화가 안 돼 있고 자가진료가 허용된 상황에서 준비 없는 진료부 공개는 소송만 부추길 수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개별 동물병원 진료비를 공개하는 내용의 수의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국회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원회가 동물 소유자 등의 진료기록 열람·사본 발급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수의사법 개정안을 의결한 것을 두고 수의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한국동물보건사대학교육협회(박영재)는 2일 입장문을 내고 "진료부에는 동물의 병명과 증상뿐 아니라 검사결과, 처방약품, 투약량, 치료방법 등 전문적인 의료정보가 포함돼 있다"며 "진료기록이 충분한 보호장치 없이 공개되면 보호자가 과거의 처방내용을 근거로 임의로 약품을 구입하거나 다른 동물에게 동일한 처치를 하는 등 부적절한 자가진료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특히 동물용의약품의 유통·판매 및 수의사 처방체계가 완전히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방정보가 공개된다면 약물 오남용, 항생제 내성, 동물 상태 악화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별 병원별 단순 가격비교 방식이 아닌 동물의 체중, 질환의 중증도, 검사·처치 범위, 사용 장비 및 인력 투입 수준을 반영한 진료비 공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표준수가는 획일적인 가격상한이나 인하 수단이 아닌 적정 진료비의 기준으로 설정하고 공공재정·세제지원·반려동물 보험 등 비용보전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며 "동물의료 관련 법령과 정책을 수립할 때 수의사단체뿐 아니라 동물보건사단체, 동물보건사 양성기관, 소비자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동물보건학회(회장 이신호)도 담화문을 통해 "현장의 수의사들은 병원마다 진료기록의 서식과 표기 방식이 달라 맥락 없이 열람되면 오독이나 오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며 "진료기록이 향후 법적 분쟁의 근거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면 진료가 방어적으로 위축되거나 환자(강아지, 고양이) 개별 상태에 맞춘 임상적 판단이 오히려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밝혔다.

학회는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이전 병원의 기록이 충분한 맥락 없이 전달될 경우 치료 연속성에 도움이 되기보다 혼선을 키울 수 있다"며 "동물병원 간 표준화된 코드 체계나 비식별화 절차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아 정책의 근거 자료로 삼기에는 데이터의 질과 일관성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의 의료 데이터 활용에는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심의와 비식별화 기준이 자리 잡혀 있는 반면, 동물의료 데이터에는 이에 준하는 연구 윤리 및 개인정보 보호 체계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료데이터가 원래 목적을 벗어나 마케팅이나 보험 등 상업적 용도로 유출·활용될 위험도 함께 관리돼야 할 사안"이라며 "진료기록 공개 제도가 동물의료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환자 안전 문제를 만들지 않도록 충분한 근거 축적과 사회적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기준 대한수의사회 농장동물정책위원장은 "농장동물 같은 경우 진료부가 무방비 상태로 공개되면 항생제 등 약품을 오남용할 우려가 높아진다"며 "이는 국민 건강과 직결된 사항이다. 약사법을 개정하고 자가진료 완전철폐부터 시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대한수의사회는 이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앞서 여의도 국회 앞에서 '동물의료 말살 정책 저지 투쟁 선포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주최 측은 전국에서 수의사와 동물보건사, 수의대생 등 1500명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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