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나면 어쩌나…전통시장 점포 셋 중 하나만 화재공제 가입

경제

이데일리,

2026년 9월 02일, 오후 07:22

[이데일리 안소현 기자] 전통시장 화재 발생 시 점포들의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한 화재공제 가입률이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내년부터 화재공제 가입 대상을 상점가와 골목형 상점가까지 확대하고 예산도 대폭 늘릴 예정인 가운데 기존 가입 대상 전통시장 점포들의 낮은 가입률부터 끌어올려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전통시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인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화재공제 대상 전통시장 점포 16만8334곳 가운데 가입 점포는 6만1394곳으로 집계됐다. 가입률은 36.5%로, 대상 점포 3곳 중 2곳가량이 화재공제에 가입하지 않은 셈이다.

통상 전통시장은 점포가 밀집해 있고 노후 전기설비와 복잡한 전선 구조 등이 많아 불이 나면 인접 점포로 피해가 확산할 위험이 크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전국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376건으로, 재산피해액은 136억4800만원에 달했다.

이에 중기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2017년부터 전통시장 상인이 화재로 입은 재산상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마련된 전통시장 화재공제를 운영하고 있다. 상인들이 소액을 매월 납부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일정 금액을 지원해 기금을 모아 화재 발생시 재산 피해를 입은 상인들을 지원하는 형식이다. 2023년 29.1% 였던 가입률은 2024년 34.4%로 증가한 이후 지난해 35.3%를 기록하는 등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중기부와 소상공인 업계는 낮은 가입률의 원인을 화재공제 외에 민간 화재보험이라는 대체 수단이 있는 데다 홍보 부족으로 상인들의 낮은 관심도, 공제료 부담 등이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화재공제는 의무가 아니어서 일반 민간 화재보험에 가입하는 상인들이 있고 화재공제 자체에 관심이 없는 경우도 있다”며 “공제료에 부담을 느끼는 상인들도 있어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상인이 부담하는 공제료가 연평균 2만~3만원 수준인 만큼 이를 추가로 낮추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중기부 설명이다. 대신 동절기를 앞두고 화재공제 홍보를 강화하고 현장에 홍보 부스를 운영하는 등 가입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화재공제의 가입 대상을 기존 전통시장에서 상점가와 골목형 상점가까지 넓힐 예정이다. 이를 위한 전통시장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개정됐으며 올해 12월 시행된다.

다만 가입 대상이 확대되더라도 실제 가입률이 얼마나 높아질지는 미지수다. 상점가와 골목형상점가 역시 화재공제 가입이 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법 시행은 올해 12월이지만 실질적으로 상품이 판매되는 것은 내년 상반기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입 대상 자체가 늘어나는 것이어서 상점가와 골목형 상점가에서 어느 정도 가입할지는 현재로서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의무가입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사업을 시행해봐야 가입 수요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부가 화재공제의 외연을 넓히는 것과 함께 기존 전통시장 상인의 가입을 유도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 화재보험 가입자를 고려하면 화재공제 미가입 점포를 곧바로 화재보장 사각지대로 볼 수는 없지만, 화재공제 가입률 자체가 40%에도 못 미치는 만큼 미가입 원인을 세분화하고 제도의 인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성원 의원은 “전통시장은 점포가 밀집하고 설비가 노후해 화재 한 번에 상인들의 생계 터전이 무너질 수 있는 만큼 화재공제는 필수 사회안전망”이라며 “낮은 인지도와 가입 기피 사유를 면밀히 분석해 가입률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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