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운 고조로 코스피가 사흘 만에 하락 전환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9.2 © 뉴스1 오대일 기자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 급등 여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4%대 하락 마감했다. 두 회사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매도 물량을 받아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일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1만 500원(4.02%) 내린 25만 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000660)는 8만 원(4.73%) 하락한 161만 30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도 주가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콤에 따르면 이날 기타 법인은 삼성전자를 4966억 원, SK하이닉스를 1조 610억 원 순매수했다. 두 종목의 기타 법인 순매수액은 합산 약 1조 5576억 원이다.
이날 매입 예정 물량은 삼성전자 200만 주, SK하이닉스 65만 주였다. 기타 법인 순매수액이 두 회사의 매입 예정 규모와 비슷한 만큼 대부분 자사주 매입 물량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압력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했다. 삼성전자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7526억 원, 3330억 원을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에서도 외국인이 1조 685억 원, 기관이 4801억 원 순매도에 나섰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삼성전자는 예정된 자사주 매입액 15조 원 가운데 약 3조 6000억 원을 집행해 금액 기준 진행률이 23.8%로 추산됐다. SK하이닉스는 40조 원 가운데 약 9조 7000억 원을 집행해 진행률이 24.4%로 집계됐다. 잔여 매입액은 각각 약 11조 4000억 원과 30조 3000억 원이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도 두 종목이 하락한 것은 미국의 이란 공습 재개로 국제유가와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반도체 등 성장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14% 떨어졌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2.31%, 미국 메모리 반도체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2.64% 내렸다. 엔비디아와 AMD도 각각 1.51%, 2.30% 하락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 재개에 따른 국제유가와 시장금리의 동반 급등이 반도체주를 압박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2% 오른 배럴당 90.22달러에 마감했고 브렌트유도 4.6% 상승한 94.65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4.798%까지 올라 2025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금리 상승은 미래 이익에 적용되는 할인율을 높이는 만큼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는 AI·반도체주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유입된 기타 법인 매수세가 지수 하단을 지지해 왔던 상황"이라며 "이날도 해당 수급은 이어지고 있으나 매크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sae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