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9월엔 물가 상승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의 상승 압력과 추석을 앞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변수로 남았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0.2%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 전쟁 등의 영향으로 지난 3월 2.2%에서 4월 2.6%, 5월 3.1%, 6월 3.2%를 기록했다. 지난 7월엔 2.8%로 둔화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지난달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서비스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3.7%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을 2.04%포인트 끌어올렸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6.5% 상승해 2001년 8월(7.2%)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SK텔레콤이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보상으로 통신요금을 50% 할인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컸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14.2% 상승해 전체 물가를 0.54%포인트 끌어올렸다. 다만 석유 최고가격제 등의 영향으로 상승 폭은 7월(15.5%)보다 축소됐다. 정부는 최고가격제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실제보다 0.5%포인트 높은 3.6%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먹거리 물가는 오히려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신선식품지수는 6.7% 떨어져 2021년 9월(-7.8%)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신선채소와 신선과실이 각각 9.8%, 10.0% 하락했다. 농축수산물 전체 가격도 정부 할인 지원과 생산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2.6% 내렸다. 가공식품은 출고가 인상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면서 1.5% 상승했다.
정부는 통신비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9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일시적인 요인을 걷어낸 뒤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얼마나 남느냐다. 특히 개인서비스 물가가 3.5% 오르는 등 한번 오른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서비스 물가가 변수로 꼽힌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2.5%를 넘어서는 국면에서는 일부 품목의 가격 상승이 다른 품목으로 번지는 경향이 강한 것도 우려 요인이다. 개인서비스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보이는 만큼, 한은은 근원물가가 상당 기간 2%대 중후반을 이어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시장에선 통신비 기저효과가 사라진 뒤의 근원물가 흐름이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비와 같은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사라진 뒤에도 개인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물가 압력이 이어진다면 한은으로서는 긴축의 고삐를 늦추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9~10월에도 근원물가가 3%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개인서비스 중심의 물가 압력이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 경우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논거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을 앞둔 밥상물가도 변수 중 하나로 손꼽힌다. 명절 수요가 집중되는 품목의 가격은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쌀(6.2%)과 국산 쇠고기(3.3%), 달걀(5.2%), 고등어(6.5%) 등 주요 성수품은 지난해보다 올랐다. 추석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날 경우 이들 성수품의 가격 흐름이 체감물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