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피한 홈플러스, 이제부터가 진짜 고비…'회생 4대 과제' 풀까

경제

뉴스1,

2026년 9월 03일, 오전 06:06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2일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의결을 위한 관계인집회를 연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의 한 홈플러스 매장의 모습. 2026.9.1 © 뉴스1 이호윤 기자
청산 위기를 넘긴 홈플러스가 본격적인 정상화 시험대에 올랐다.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라는 큰 관문은 넘었지만 공익채권 변제를 위한 현금흐름 확보와 납품·매출 정상화, 자가점포 매각에 이어 회사 자체의 인수합병(M&A)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전날 관계인집회에서 가결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인가 결정은 선고 즉시 효력이 발생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한때 회생절차 폐지 결정까지 받으며 청산 위기에 몰렸다. 이후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확보해 폐지 결정을 뒤집은 데 이어 회생계획 인가까지 받아 정상화를 위한 시간을 벌게 됐다.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의결을 위한 관계인집회가 열린 2일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 관계인, 민원인 등이 출입하고 있다. 2026.9.2 © 뉴스1 안은나 기자

공익채권 변제가 첫 관문…안정적 현금흐름 확보해야
첫 번째 과제는 공익채권 변제를 위한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다.

홈플러스가 관계인집회를 앞두고 밝힌 공익채권 분할상환 동의율은 지난 1일 기준 64.4%였다.

법원이 지정한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 창출과 자가점포 매각, 신규 차입 계획 등을 토대로 회생계획 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분할변제에 동의하지 않은 공익채권자가 일시 변제를 요구할 경우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익채권자들의 분할변제 동의가 회생계획 수행의 중요한 전제인 셈이다.

공익채권은 회생채권보다 우선 변제해야 하는 만큼 미동의 채권자들이 일시에 변제를 요구할 경우 홈플러스의 현금 사정에 다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결국 영업에서 벌어들이는 돈과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하는 현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회생계획 이행의 출발점이다.

월 460억 원 비용 줄였지만…납품·매출 정상화가 관건
두 번째는 영업 정상화다. 회생절차 과정에서 유동성 악화로 납품대금 지급 등에 차질을 빚으면서 상품 공급과 매장 운영도 영향을 받았다.

김광일 홈플러스 관리인(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전날 관계인집회에서 "임대료는 월 200억 원 이상, 인건비는 월 260억 원 이상 절감했다"며 "고정비 절감과 적자점포 폐점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 채권을 변제하겠다"고 밝혔다.

두 항목만 합쳐도 매달 46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줄인 셈이다. 적자점포를 정리하고 고정비를 낮춰 손익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홈플러스가 제시한 정상화 전략의 한 축이다.

하지만 비용 절감만으로는 부족하다. 납품업체와 거래를 정상화해 상품 구색을 회복하고 고객을 다시 매장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영업을 통해 회생계획에서 가정한 현금흐름을 실제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상품 공급과 매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현금흐름이 다시 악화하고 채권 변제에도 차질이 생기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비용 절감과 함께 본업 경쟁력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회생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2일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의결을 위한 관계인집회가 열린다. 관계인집회는 회생담보권자와 회생채권자, 주주 등 회생안을 심리하고 동의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로 회생담보권자조 75% 이상, 회생채권자조 66.7% 이상, 주주조 50% 이상이 동의해야 가결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홈플러스 매장의 모습. 2026.9.2 © 뉴스1 이호윤 기자

자가점포 19곳 매각…가격·속도가 변제 재원 좌우
세 번째는 자산 매각이다.

김 관리인은 "총 54개 점포가 폐점됐으며 이 가운데 19개 점포가 자가점포"라며 회생계획 인가 이후 영업에 사용하지 않는 점포를 매각해 채권 변제에 우선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자가점포는 영업현금흐름과 함께 회생계획을 뒷받침할 핵심 변제 재원으로 꼽힌다.

관건은 매각 속도와 가격이다. 부동산 매각이 늦어지거나 예상한 수준의 매각대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채권 변제 재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대로 계획대로 매각이 이뤄지면 공익채권 변제와 운영자금 확보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마지막은 '홈플러스 본체' M&A…새 주인 찾을까
마지막 과제는 홈플러스 자체의 M&A다.

김 관리인은 "폐점점포 매각 이후에도 회사 자체에 대한 M&A를 추진해 채권을 변제하겠다"고 말했다.

당장 자가점포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더라도 장기적으로 회사를 정상화하려면 홈플러스의 사업을 이어갈 새 주인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

M&A 성사를 위해서는 앞선 세 과제가 얼마나 순조롭게 진행되느냐도 중요하다.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상품 공급과 매출을 정상화해 기업가치를 높여야 인수 후보를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공익채권 변제와 영업 정상화, 자가점포 매각의 성과가 마지막 M&A의 성패까지 좌우하는 구조다.

노조 "인가 끝 아닌 시작"…고용·채권 변제도 과제 회생계획의 장기 분할변제를 둘러싼 채권자들의 우려도 여전하다. 전날 관계인집회에서는 전자단기사채(전단채)와 기업어음(CP) 투자자 등을 중심으로 변제 시기가 지나치게 늦고 수행 가능성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도 법원의 인가 결정을 환영하면서 "인가 결정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영업 정상화 전략 마련과 휴직자 복귀·고용 보장, 중소 납품·입점업체 공익채권의 조기 변제를 요구했다.

홈플러스는 향후 추가적인 구조조정 없이 영업을 정상화하고 고용을 안정시키는 것이 풀어야 할 숙제다.

결국 법원의 인가가 홈플러스의 정상화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청산 위험에서는 일단 벗어났지만 영업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고 자산을 제값에 매각한 뒤 새로운 인수자까지 확보해야 한다.

회생계획에 적힌 숫자와 계획을 실제 현금흐름과 기업가치 회복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홈플러스의 최종 정상화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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