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005380)가 이달부터 유럽 시장에 소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 3'를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올해 2만 대 판매를 시작으로 유럽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확대해 나가기 위한 현지 전략 차종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 전기차 업체의 저가 공세로 유럽 시장에서 고전해 온 현대차가 아이오닉 3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B세그먼트 전기차 시장, 현지 전략 차종 '승부수'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번 달부터 유럽 주요 국가에서 아이오닉 3의 현지 판매를 개시한다. 이를 위해 튀르키예 이즈미트 공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라인을 본격 가동하며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아이오닉 3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현대차가 생산부터 판매까지 현지 전략을 강화한 차종이다. 현대차는 이즈미트 공장에 2억 5000만 유로(약 4000억 원)를 투입해 전기차 전용 차체 라인과 고전압 배터리 통합 시스템 등 생산 인프라를 구축했다. 양산을 앞둔 7월 말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생산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번 아이오닉 3 출시를 통해 현지 시장 최대 격전지로 분류되는 B세그먼트(소형) 시장을 공략한다. B세그먼트는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전체 수요의 약 15%를 차지해 C세그먼트(준중형)와 함께 핵심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전동화 전환이 활발한 시장인 만큼 해당 세그먼트 내 전기차 비중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판매 목표 역시 공격적으로 잡았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3를 출시 이후 올해 말까지 2만 대 판매하고, 내년부터는 연간 4만 대 이상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전체 전기차 판매량을 42만 대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의 핵심 역할을 맡긴 셈이다. 지난해 현대차 전기차 판매량 11만 6000대와 비교하면 중장기적으로 전체 전기차 판매 규모를 3배 이상 확대해야 한다.
아이오닉 3는 현대차가 유럽 시장에 선보이는 차종 중 최초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도 적용했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을 목표로 선보인 체계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와 생성형 인공지능 비서 글레오 AI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현대차 ‘아이오닉 3’에 적용된 플레오스 커넥트.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30 © 뉴스1
中에 '가격 경쟁력'으로 반격
업계는 현대차가 이번 아이오닉 3 출시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의 실적 회복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그간 전기차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꾸준히 넓혀 온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고전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유럽 시장에서 24만 3828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7% 줄어든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업체들은 △지리자동차 8.5% △상하이자동차(SAIC) 18.0% △BYD 145.5% △체리자동차 305.8% 등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이 중 지리자동차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22만 5350대로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는 튀르키예에서의 현지 생산 방식으로 아이오닉 3의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유럽연합(EU)과 튀르키예는 관세동맹을 맺고 있어 튀르키예는 EU 국가에 준하는 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배터리 역시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으로부터 공급받는다.
반면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의 관세를 부과한다. 중국 역시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은 수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기술 전문 매체 테크 타임즈는 "중국에서 조립된 동일 모델이라면 최대 45%의 관세를 물어야 하지만 튀르키예에서 조립된 현대차는 다르다"며 "이 때문에 아이오닉3가 2만 5000파운드 미만의 가격대에 속할 수 있었다"고 짚었다.
아이오닉3의 영국 판매 가격은 2만 2245파운드(4100만 원)부터다. 네덜란드에선 2만 7995유로(4422만 원)부터 판매된다. 현지 시장에서 BYD 아토2, 르노 4, 폭스바겐 ID.크로스 등과 경쟁하게 된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들 차종의 가격은 각각 3만 4490유로, 2만 9990유로, ID.크로스 2만 7990유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오닉 3가 공개된 시작 가격으로는 충분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출시 초반부터 높은 시장 반응이 예상된다"며 "현대차는 올해 2만 대의 판매 계획을 공개했지만 실제 판매량은 그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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