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A·ETA 신청했다가 23만원 결제?…사설 대행 사이트 '수수료 폭탄'

경제

뉴스1,

2026년 9월 03일, 오후 12:00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시민들이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김민지 기자

미국·캐나다 등 비자 면제 국가를 방문할 때 필요한 전자여행허가(ETA·ESTA)를 사설 대행 사이트를 통해 신청했다가 공식 발급 비용의 최대 30배에 달하는 수수료를 내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 공식 홈페이지와 유사하게 꾸며진 대행 사이트가 포털 검색 상단에 노출되면서 소비자가 공식 사이트로 오인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3년간인 2024년부터 올해 7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전자여행허가 관련 소비자상담 51건을 분석한 결과 68.6%인 35건이 대행 사이트 이용과 관련된 사례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전자여행허가는 비자 면제 대상 국가에 입국하기 전 여행 관련 정보를 입력해 입국 허가를 받는 제도다. 미국은 ESTA, 캐나다와 호주 등은 ETA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행 사이트 관련 상담 가운데 과도한 수수료 부과에 대한 상담이 30건으로 전체 상담의 58.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수수료를 지급했지만 전자여행허가가 발급되지 않은 사례도 3건, 중복 발급 사례는 2건이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관련 상담이 29건으로 56.9%를 차지했고 캐나다가 10건(19.6%), 괌·사이판이 8건(15.7%), 호주가 2건(3.9%) 순이었다.

실제 A씨는 지난 5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캐나다행 항공편 출국 수속을 밟던 중 ETA가 발급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됐다. 급한 마음에 포털 검색 결과 최상단에 노출된 사설 대행 사이트에 접속해 "1시간 내 발급" 조건으로 154달러를 결제했다.

하지만 발급이 지연되면서 A씨는 전액 환급을 요구했다. 대행업체는 내부 약관을 이유로 25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 돌려줬다.

공식 홈페이지로 오인해 대행 사이트를 이용한 피해도 있었다. B씨는 지난 4월 미국 정부 공식 홈페이지와 비슷하게 구성된 사설 사이트에서 ESTA를 신청했다. 신청 직후 147달러가 결제된 것을 확인한 뒤에야 사설 대행 사이트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B씨는 결제 후 30분 안에 청약철회와 전액 환급을 요청했지만 사업자는 서비스가 개시되기 전이었음에도 대행 수수료 11달러는 환급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소비자원이 포털에서 검색되는 전자여행허가 대행 사이트 29개를 조사한 결과 8개(27.6%)는 정부 공식 홈페이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안내하지 않았다. 대행 수수료를 아예 안내하지 않거나 메인 화면에 표시하지 않은 사이트도 16개(55.2%)에 달했다. 이 가운데 9개는 회사소개나 요금 등 별도 페이지로 이동해야 수수료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각국 정부의 공식 전자여행허가 발급 수수료는 무료에서 최대 40.27달러, 우리 돈 약 5만 7000원 수준이다. 반면 조사 대상 사설 대행업체의 수수료는 최소 21달러에서 최대 175.99달러에 달했다.

특히 캐나다 정부가 받는 공식 ETA 발급 수수료는 7캐나다달러로 약 7500원에 불과하지만 일부 대행업체는 최대 159달러, 약 23만 원을 요구했다. 공식 발급 비용의 최대 30배 수준이다.

소비자원은 "전자여행허가는 여권과 신용·체크카드,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각국 정부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접 신청할 수 있다"며 출국 전 충분한 여유를 두고 신청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전자여행허가 신청 시 정부 공식 누리집을 이용할 것 △결제 전 주소창의 도메인과 부과 수수료를 확인할 것 △명시된 기간 내 전자여행허가가 발급되지 않을 경우 차지백 서비스를 신청할 것 등을 당부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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