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부터 지게차 움직임까지..."물류도 AI 시대"

경제

이데일리,

2026년 9월 03일, 오후 07:18

[이데일리 안소현 기자] “생수 100만병을 서울 곳곳에 배송한다고 생각할 때, 어떤 크기의 차량을 몇 대 투입하고, 어떤 기사가 어떤 순서로 배송할지 과거에는 사람의 경험과 머릿속 계산에 의존했습니다. 우리는 이 계획을 시스템이 몇 초 만에 짜도록 합니다.”

강귀선 위밋모빌리티 대표가 최근 서울 관악구 소재 본사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안소현 기자)
강귀선 위밋모빌리티 대표가 최근 서울 관악구 소재 본사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안소현 기자)
강귀선 위밋모빌리티 대표는 최근 서울 관악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이같이 설명했다. 위밋모빌리티는 인공지능(AI)과 최적화 기술을 활용해 차량 배차부터 창고와 로봇의 움직임까지 최적화하는 물류테크 기업이다. 주문·재고·창고·운송 등 물류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고 AI가 의사결정까지 수행하는 ‘물류 OS’를 기반으로 공급망관리(SCM) 전반을 자동화하는 ‘자율 SCM’을 목표로 한다.

강 대표는 대학생이던 9년 전 여러 사람이 만날 때 가장 합리적인 중간지점을 찾아주는 서비스 업체 ‘위밋플레이스’로 창업했다. 각자의 위치와 이동시간을 계산해 최적의 약속 장소를 제안했다.

전환점은 코로나19였다. 사람들의 만남이 줄면서 기존 서비스를 지속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던 중 강 대표는 당시 급성장하던 배송 스타트업들이 배차 업무를 엑셀과 전화, 담당자의 경험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강 대표는 “IT에 민감한 스타트업들조차 배송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을 보고 우리가 가진 최적화 기술을 적용하면 승산이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사람의 이동을 최적화하던 기술을 사물의 이동으로 확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위밋모빌리티의 사업 영역은 차량 경로에서 창고까지 넓어졌다. 주문관리(OMS), 창고관리(WMS), 운송관리(TMS), ERP 등을 연결하고 창고 내 적재부터 지게차·물류로봇과 작업자의 이동 동선, 고객에게 전달되는 배송 과정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최적화한다.

강 대표는 “각각의 물류 영역을 따로 최적화하는 것만으로는 전체 물류비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주문부터 재고, 창고, 운송, 현장 작업까지 데이터를 연결하고 전체를 하나의 관점에서 최적화하는 것이 우리가 만들고 있는 물류 OS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AI 활용도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가락시장에 구축 중인 물류 시스템이다. 산지에서 농산물을 싣고 들어오는 차량을 비전 AI로 인식해 차량 크기와 톤수 등을 파악하고 어느 도크로 이동해 어떤 순서로 하역할지 결정한다. 연말까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산업현장의 안전 문제에도 최적화 기술을 적용한다. 건자재 생산현장 등에서 사람과 차량, 지게차의 이동 구역을 나누고 무인 자율지게차가 작업자의 동선을 침범하지 않도록 통제하는 방식이다.

그가 그리는 다음 단계는 AI가 직접 판단하고 실행하는 물류다. 주문이 들어오면 AI가 재고와 창고 상황을 파악해 출고 위치를 정하고 로봇과 지게차, 차량을 배정한다. 운송 중 차량 고장이나 교통체증이 발생하면 전체 계획도 다시 계산한다.

강 대표는 “물류비는 운송비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재고와 창고, 차량, 로봇, 인력 등이 모두 연결돼 있다”며 “특정 영역을 잘하는 것을 넘어 물류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고 AI가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해외 진출에도 시동을 걸었다.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한 그는 이를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APAC) 시장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지 사업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도 영입했다.

강 대표는 “이동이라는 작은 영역에서 시작해 창고와 운송, 로봇 등 물류 전반을 연결하는 단계까지 확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이 연결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물류의 계획과 의사결정까지 수행하는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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