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대구 서구)은 혁신금융사업자가 인·허가 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재도전 기회를 보장하고, 정식 인·허가 심사 과정에서 샌드박스 운영 실적을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의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3일 밝혔다.
(사진=김상훈 의원실)
제도 개선 논의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사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2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신규 사업자를 2곳으로 제한해 예비인가 심사를 진행했고, 7년간 샌드박스를 통해 서비스를 운영한 국내 부동산 조각투자 1호 기업 루센트블록은 심사에서 탈락했다. 이용자 약 50만명을 확보하고 누적 3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발행·유통해왔지만 조각투자 유통시장이 정식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예비인가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앞서 조각투자 샌드박스 사업자 6곳 가운데 카사코리아와 펀블도 인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현행법상 관련 법령 정비가 완료되면 혁신금융사업자는 6개월 이내 정식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재신청 자체는 가능하지만 최초 신청과 심사, 탈락 후 요건 보완과 재심사까지 모두 해당 기간 내 마쳐야 해 사실상 재도전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심사 과정에서 인가 사업자 정원이 모두 채워질 경우 재진입 기회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개정안은 혁신금융사업자가 인·허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 한해 한 차례, 최대 6개월까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기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미 인가를 받은 사업자는 연장 대상에서 제외한다. 인가 심사에서 탈락한 기존 실증기업은 서비스를 즉시 중단하지 않고 부족한 요건을 보완한 뒤 다시 심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정식 인·허가 심사 과정에서 샌드박스 운영 성과를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현재 인가 심사는 자금조달 계획과 사업계획, 이해상충 방지체계 등 재무·조직 역량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반면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된 이후 무사고로 서비스를 운영한 기간이나 이용자 확보 실적, 신규 시장 개척 기여도 등을 별도로 평가할 법적 근거는 없다. 때문에 샌드박스를 통해 시장을 먼저 개척한 사업자의 실증 경험보다 자금력과 조직 규모가 큰 후발 사업자가 인가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개정안은 금융위원회와 관계 행정기관이 혁신금융사업자의 인·허가 여부를 심사할 때 혁신금융심사위원회의 의견과 함께 해당 사업자의 운영 실적을 의무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평가 기준은 금융위원회 고시를 통해 정하도록 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샌드박스 사업자가 정식 제도권 진입 과정에서 한 차례 탈락하더라도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요건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전망이다.
김상훈 의원은 “규제샌드박스는 실증으로 끝나는 제도가 아니라 제도화까지 이어져야 완성되는 제도”라며 “실증과 제도화 사이의 공백을 메워 혁신 기업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내에서도 규제 샌드박스와 정식 제도화 간 연속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박용진 부위원장은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를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한 데 이어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한성숙 국무총리 등과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예비인가 추가 신청 등 기존 샌드박스 사업자에게 재도전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박 부위원장은 최근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를 믿고 시장을 개척해 온 기업이 제도화 과정에서 사업 존속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수년간 실증하고 시장을 만든 기업에는 제도화 이후에도 다시 한번 경쟁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융위의 심사 결과를 뒤집거나 특정 기업에 자동 인가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실증 성과와 투자자 보호 실적을 바탕으로 다시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