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6 참관객이 개막전 입구에서 전시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6. 9. 4/뉴스1 황진중 기자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인공지능(AI)이 집 안의 온도와 공기질을 미리 조절한다. 냉장고는 남은 식재료와 가족 일정에 맞춰 저녁 메뉴를 추천한다. 사람이 일일이 가전을 켜고 설정하던 집에서 AI가 생활 패턴을 읽고 필요한 일을 먼저 제안하는 집으로 바뀌고 있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6'이 보여주는 미래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AI로 가전·TV·모바일·에너지 설비를 제어하고 소비자의 생활 패턴을 파악해 '스스로' 작동하는 AI 홈을 선보인다.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기업 932곳은 스마트홈과 전기차, 로봇을 아우르는 제품군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LG전자가 IFA 2026 전시관에서 AI 홈 설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2026. 9 4/뉴스1 황진중 기자
명령 기다리던 가전, 생활 읽고 먼저 움직인다
올해 IFA를 관통하는 화두는 이용자의 생활을 이해하는 'AI 홈'이다. 기존 스마트홈이 스마트폰이나 음성으로 기기를 원격 제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AI 홈은 이용자의 일정과 취향, 생활 패턴을 학습해 필요한 기능을 제안하고 여러 기기를 함께 작동시킨다.
이용자가 집에 도착하기 전 실내 온도와 공기질을 조절하고 취침 시간에는 다음 날 일정과 수면 환경에 맞춰 조명과 냉난방기를 설정해 준다. 주방에서는 보유 식재료와 가족 일정, 식습관을 바탕으로 메뉴와 조리 순서를 제안한다.
에너지 효율도 주요 경쟁 분야다. 기업들은 유럽 시장을 겨냥해 고효율 가전과 냉난방공조(HVAC),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결하고 집 안의 전력 사용량을 통합 관리하는 기술을 선보인다.
LG전자가 AI 홈 에이전트 '씽큐 온 AI'를 선보인다. 2026. 9. 4/뉴스1 황진중 기자
지난해와 가장 달라진 점은 AI 기술 자체보다 이용자가 실제 생활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맞춰졌다. 가전업체들은 AI가 집 안의 제품과 서비스를 조율해 가사에 투입되는 시간과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IFA는 1924년 라디오 전시회로 출발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온 글로벌 가전·IT 행사다.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와 함께 세계 가전·IT 산업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 전시회로 꼽힌다.
LG '실행하는 AI' vs 삼성 '일상 연결'로 승부
LG전자는 약 3745㎡ 규모의 전시 공간에서 '당신에게 맞춘 혁신'(Innovation in tune with you)을 주제로 150여 개 제품을 선보인다. AI 가전과 AI 홈 허브, AI 홈 플랫폼을 연결해 집 안의 공간과 제품, 서비스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었다.
거실과 주방, 침실, 욕실 등 실제 주거환경으로 구성한 AI 홈 존에서는 AI 홈 허브 'LG 씽큐 온'이 이용자의 생활 패턴에 맞춰 가전을 제어한다. 귀가 시간에 맞춰 온도와 공기질을 조절하고 보유 식재료와 가족 일정, 식습관을 바탕으로 메뉴와 조리 순서를 제안한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한 '씽큐 클로'는 씽큐 온에 탑재되는 실행형 AI 에이전트다. 이용자와 대화하며 생활 패턴과 상황을 이해하고 필요한 기능을 먼저 제안·실행한다.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 메신저 채팅을 통해 가전을 원격 제어하고 웹 검색, 캘린더 등 외부 서비스 연동을 지원한다.
전시장 입구에는 가로 16m, 세로 4m 크기의 키네틱 LED 구조물로 만든 'LG AI 오케스트라'를 설치했다. 홈로봇 'LG 클로이드'가 콘텐츠 속 지휘자로 등장하고 생활가전과 TV, HVAC 제품이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는 모습을 미디어아트와 조명, 음악으로 표현한다.
LG전자 AI 홈 로봇 '클로이드'가 가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 2026. 9. 4/뉴스1 황진중 기자
스마트홈 플랫폼 '호미'를 활용한 홈 에너지 관리 시스템도 공개한다. AI 가전과 HVAC, 태양광, ESS를 연동해 집 안의 에너지 흐름을 통합 관리한다. 상업용 공간의 가전·HVAC·에너지 설비를 관리하는 'LG 씽큐 프로'를 함께 전시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으로 AI 홈 사업을 확대한다.
전체 전시 부스의 46%는 비즈니스 파트너 전용 상담 공간으로 구성했다. 유럽 최고 에너지 등급인 A등급 기준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70% 추가로 줄인 세탁기와 가구에 밀착해 설치할 수 있는 냉장고 등 '핏 앤 맥스' 제품군으로 현지 고객 확보에 나선다.
삼성전자 모델이 IFA 2026에서 AI 홈 설루션 활용에 도움을 주는 폴더블 폰 '갤럭시 Z 폴드'를 선보이고 있다.(삼성전자 제공)/뉴스1
삼성전자는 베를린 도심 컨벤션센터 '훔볼트 카레'에서 오는 6일까지 '당신의 AI 일상 동반자'(Your companion to AI Living)를 주제로 별도 전시 공간을 운영한다. 가전과 스마트 기기를 연결한 AI 홈을 여가와 가사, 건강관리 등 일상 전반으로 확장한 'AI 리빙'이 핵심이다.
전시장은 엔터테인먼트 컴패니언과 홈 컴패니언, 셀프케어 컴패니언 등 3개 공간으로 구성했다. 엔터테인먼트 공간에서는 미세한 빨강·초록·파랑 LED로 색상과 명암을 표현하는 '마이크로 RGB TV'와 대화형 AI로 맞춤형 콘텐츠와 정보를 제공하는 '비전 AI 컴패니언'을 선보인다.
홈 공간에는 카메라로 식재료를 인식하고 조리법을 제안하는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후드 일체형 인덕션, 유럽 A등급 기준보다 에너지를 20% 추가 절감한 빌트인 식기세척기 등을 전시한다. 셀프케어 공간에서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워치를 연동한 운동·건강관리 경험을 소개한다.
메세 베를린의 IFA 팔레에서는 모바일과 가전, TV를 스마트싱스로 연결한 '삼성 크리에이터 허브'를 운영한다. 글로벌 인플루언서와 콘텐츠 제작자가 삼성 AI 생태계를 체험하고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체험 공간과 스튜디오, 라운지를 마련했다.
중국 샤오미가 IFA 2026에서 로봇을 비롯한 가전 제품을 선보인다.(샤오미 제공)/뉴스1
샤오미 첫 출격…中 기업 900곳 넘어, 참가사 절반
중국 기업의 대규모 참가도 올해 IFA의 주요 특징이다. 올해 참가 등록한 중국 기업은 932곳으로 전체 참가 규모의 절반에 육박한다.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기존 가전부터 로봇청소기와 전기차,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제품군을 확대하며 한국과 유럽 기업을 추격하고 있다.
샤오미는 올해 처음 IFA 무대에 올랐다. 3300㎡가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단독 해외 전시관을 마련하고 스마트폰과 스마트홈, 전기차를 연결하는 '휴먼×카×홈'(Human×Car×Home) 생태계를 중심으로 380여 종의 제품과 기술을 선보인다.
샤오미는 이용자가 귀가할 때 조명과 에어컨 등 집 안의 기기가 미리 작동하는 연결 경험을 시연한다. 자체 운영체제 '하이퍼OS'와 AI를 기반으로 개인용 기기와 전기차, 스마트홈 제품이 이용자의 상황에 맞춰 함께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마트홈 브랜드 '미지아'의 유럽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자체 개발 칩을 탑재한 폴더블 스마트폰과 전기차, 휴머노이드 로봇 '사이버원'도 전시한다. 샤오미에 따르면 사이버원은 전기차 공장의 너트 체결 작업에 시험 투입돼 제조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TCL은 TV와 에어컨, 세탁기 등을 연결한 AI 생활공간을 공개한다. 하이센스는 대형 디스플레이와 조리·세탁·공조 분야의 AI 가전을 전면에 배치했다. 하이얼은 세탁과 냉장, 조리 가전, 디지털 서비스를 연결해 이용자의 생활 습관에 맞춰 작동하는 스마트홈 생태계를 선보인다.
j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