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날씨가 찾아온 3일 서울 남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푸른 하늘 아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물러나고 북쪽의 고기압과 남쪽의 저기압 사이로 상대적으로 차고 건조한 동풍이 불어 들면서 기온과 습도가 낮아질 전망이다. 2026.9.3 © 뉴스1 박지혜 기자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앞두고 숙박 인프라 확충이 관광산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객실 총량 확대보다는 수도권 집중 해소와 거래 투명성 확보 등 구조적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성수기와 대형 행사 때 반복되는 가격 급등과 일방적 예약 취소 논란에 대해서도 일률적 규제보다는 거래 조건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예약 신뢰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 주최, 한국관광공사 주관으로 열린 '외국인 관광객 3000만 시대, 관광경쟁력 강화를 위한 숙박 정책 토론회'에서는 외래객 증가에 대응한 숙박 공급 확대 및 거래질서 개선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심창섭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비싼 게 바가지 아니다…납득 가능한 거래 질서 구축이 핵심"
발제를 맡은 심창섭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숙박요금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상승하는 현상 자체를 '바가지'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호텔과 항공업계가 활용하는 '수익관리''는 수요 변동에 맞춰 가격과 객실 재고를 조정하는 정상적인 경영 방식인 만큼, 가격 상승을 인위적으로 규제할 경우 오히려 숙박 산업의 민간 공급 기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심 교수는 "소비자가 인지하는 문제는 단순 가격 수준보다는 예상치 못한 변동이나 일방적 예약 취소 등 거래 과정의 불공정성"이라며 "단속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신뢰 관리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법으로 △최종 결제가격 명시 △예약 확정 후 일방 취소 방지 △취소·환불 기준 명확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 등 중개 플랫폼의 책임성 강화 필요성을 피력하며 프랑스 사례처럼 최종 가격 표시 의무화와 소비자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형종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은 객실 부족, 지방은 수요 부진…"지역 분산과 인프라 선제가 해법"
숙박 공급의 극심한 지역 편차를 해결하기 위해 관광객의 지역 분산이 시급하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김형종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은 "외국인 관광객 상당수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에 숙박 수요가 과도하게 쏠리는 구조"라며 "지방은 토지 비용이 낮아도 수요 불확실성 때문에 민간사업자가 선뜻 호텔을 건립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정부가 모든 지역에 직접 지원하기보다는 민간 투자가 어려운 지역을 선별해 교통·공항 등 기초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외래객의 지역 분산을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지방 인프라를 넓히는 투트랙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외래객 분산을 위한 관문 다변화와 연계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민정 한국관광공사 관광산업실장은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 이동을 이끌어내려면 단순 숙박 확충을 넘어 교통망과 지역 특화 관광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호텔 건립에만 3~7년…"공유숙박·빈집 등 예비 객실 적극 활용해야"
숙박업계는 신규 호텔 건립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공유숙박과 빈집 등 유휴 자원을 활용한 단기 공급대책 병행을 주문했다.
정호섭 한국호텔업협회 사무국장은 "수도권 일부 지역은 이미 적정 가동률(80~85%)을 넘어서며 객실 난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호텔은 사업 검토부터 개관까지 통상 3~5년, 길게는 7년이 걸리므로 세제·금융 지원과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장의 심각한 인력난 해소를 위한 처우 개선 필요성도 함께 제기했다.
대형 이벤트나 성수기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대안 숙박' 활성화 방안도 논의했다.
정재준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협회 사무국장은 "공유숙박과 게스트하우스는 비교적 적은 자본과 짧은 기간에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라며 "유휴 건물이나 빈집, 홈스테이 등을 '예비 객실' 네트워크로 묶어 제도권 안에서 한시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내년 세계청년대회(WYD) 등 매머드급 국제행사를 앞두고 이러한 유연한 공급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국회 역시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모았다.
장석인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진흥과장은 "일부 부당거래 사례가 한국 관광 전체의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가격 표시 및 예약 취소 등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 보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에 대비해 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안정적인 숙박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숙박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현장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숙박 공급을 확대하고 불공정한 거래질서를 개선할 수 있는 입법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