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로 머랭이 된다고?”…3000원대 전동거품기 써보니[득템기]

경제

이데일리,

2026년 9월 05일, 오전 12:08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갖고 싶은 건 많고, 지갑은 가벼운 불황형 소비시대. 유행은 놓치지 않되 가격은 확 낮춘 ‘가성비 대체템’을 기자가 직접 써보고 따져봅니다. <편집자주>

머랭을 좋아해 종종 사 먹지만 디저트 가게에서 매번 사 먹기에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 ‘차라리 직접 만들어 먹으면 어떨까’ 싶어 레시피를 찾아보니 달걀흰자를 단단하게 올려줄 전동거품기가 필요했다.

롯데마트에서 구매한 3990원 미니 전동 거품기. 한 손에 쥐고도 남을 정도의 작고 가벼운 크기.(사진=박지애 기자)
롯데마트에서 구매한 3990원 미니 전동 거품기. 한 손에 쥐고도 남을 정도의 작고 가벼운 크기.(사진=박지애 기자)
사실 전동거품기가 처음은 아니다. 홈베이킹을 자주 하지 않으면서도 한때 장비 욕심에 이런저런 제품을 사들였지만 대부분 몇 번 쓰지 않은 채 수납장만 차지하다 결국 헐값에 되팔았다.

그렇다고 머랭을 손으로 치자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자주 쓰지도 않을 전동거품기에 또 큰돈을 쓰기는 싫고, 손으로 만들 자신은 더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작고 싼 제품부터 찾아봤다. 인터넷에서 최저가를 검색하다 의외로 눈에 들어온 곳은 롯데마트였다. 쿠팡이나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같은 이커머스가 무조건 쌀 거라 생각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가격은 3990원. 웬만한 커피 한 잔보다 저렴한 데다 크기도 손바닥에 들어올 정도로 작았다. ‘3990원짜리가 정말 머랭까지 만들어줄까.’ 실패해도 크게 아깝지 않은 가격이라는 생각에 직접 시험해봤다.


◇건전지로 작동…한 손에 쏙, 보관 부담도 없다

제품을 처음 들어보고 가장 먼저 느낀 건 ‘가볍다’였다. 한 손에 쥐어도 부담이 없고 손잡이도 손안에 들어와 그립감이 제법 괜찮았다.

크기가 작아 보관도 편했다. 기존 전동거품기는 본체와 거품날이 커 별도의 수납공간이 필요했지만 미니 거품기는 주방 서랍이나 수납장 틈에 넣어두면 그만이다. 자주 쓰지 않는 주방가전인 만큼 이 점은 생각보다 큰 장점이었다.

물론 3990원짜리 제품에서 고급스러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전체적으로 가볍고 구조도 단순해 수만원대 전동거품기만큼 튼튼해 보이지는 않았다.

관건은 실제 성능이었다. 달걀흰자를 준비해 곧바로 머랭 만들기에 들어갔다.

달걀 3개의 흰자에 설탕을 넣고 미니 전동 거품기로 3분여 정도 돌렸을 때의 모습. (사진=박지애 기자)
달걀 3개의 흰자에 설탕을 넣고 미니 전동 거품기로 3분여 정도 돌렸을 때의 모습. (사진=박지애 기자)
◇“이게 되네”…달걀흰자가 제법 단단한 머랭으로

달걀흰자 3개를 볼에 넣고 버튼을 누르자 작은 거품날이 빠르게 회전했다. 처음에는 1분 정도 돌리자 표면에 작은 기포가 생기는 정도였지만 계속 돌리자 점차 흰 거품으로 변했다. 설탕을 나눠 넣으며 휘핑하자 묽었던 흰자가 부피를 키우며 머랭다운 모양을 갖추기 시작했다.

3990원짜리인 만큼 ‘거품이나 제대로 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다만 생각보다 시간은 꽤 걸렸다. 처음에는 금세 기포가 올라왔지만 거품이 쉽게 꺼지지 않을 만큼 단단해지기까지 꼬박 8분이 걸렸다. 그래도 손으로 직접 휘젓는 대신 거품기를 쥐고 있기만 하면 된다는 점은 편했다. 거품기를 들어 올렸을 때 머랭 끝부분이 형태를 유지할 정도로 단단한 머랭이 완성됐다.

완성된 머랭은 짤주머니에 넣어 오븐 팬에 짜낸 뒤 머랭쿠키로 구웠다. 결과적으로 3990원짜리 미니 전동거품기로도 홈베이킹에 쓸 만한 머랭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물론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들거나 전문적으로 베이킹한다면 출력과 내구성이 좋은 전동 핸드믹서가 효율적이다. 하지만 가끔 머랭쿠키나 생크림을 만드는 정도라면 굳이 크고 비싼 제품이 필요할까 싶었다.


◇30번만 써도 한 번에 130원…‘가끔 쓰는 사람’에겐 충분

아쉬운 부분은 내구성이다. 작고 가벼운 만큼 튼튼한 소형가전보다는 간단한 주방도구에 가까운 느낌이다. 반복 사용해도 지금의 회전력을 유지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그래도 399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30번만 사용해도 한 번에 130원꼴이다.

기존 전동거품기는 훨씬 튼튼하고 출력도 강했지만 결국 자주 쓰지 않아 중고거래로 처분했다. 반면 이 제품은 서랍에 넣어뒀다가 필요할 때 바로 꺼내 쓸 수 있다.

3990원짜리에 수만원짜리 핸드믹서의 출력과 내구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직접 머랭을 만들어보니 적어도 ‘싸기만 한 장난감’은 아니었다. 가끔 홈베이킹을 하는 소비자라면 30번만 무사히 돌아가도 충분히 ‘뽕을 뽑는’ 득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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