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전시장 주인공 된 로봇…IFA 흔든 '피지컬 AI'

경제

뉴스1,

2026년 9월 05일, 오후 06:16

한 로봇 기업이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 전시관에서 험지 이동용 궤도와 로봇팔을 탑재한 서비스 로봇을 전시하고 있다.2026. 9. 5/뉴스1 황진중 기자

TV와 냉장고가 주인공이던 가전 전시장에 로봇이 빠르게 자리를 넓히고 있다. 두 발로 격투와 태극권을 펼치는 휴머노이드가 관람객을 끌어모으는 한편 주방과 작업대에서는 양팔 로봇이 컵과 식기를 다루는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 경쟁의 무게중심은 기기 연결과 음성 명령에서 현실 공간을 인식하고 판단해 직접 움직이는 '피지컬 AI'로 옮겨가고 있다. 기업들은 정교한 동작 제어 기술을 과시하면서 가정과 서비스업, 산업 현장에서 로봇이 맡을 수 있는 구체적인 작업을 제시하는 데 공을 들였다.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진행 중인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6'에서는 유니트리와 유닉스AI, 뉴로메카 등 국내외 로봇 기업들이 이동·동작 제어 기술과 생활·산업 현장 활용 방안을 선보였다.

IFA 주최 측은 올해 혁신 기술 전시관 'IFA 넥스트'의 주요 주제로 휴머노이드와 로봇 응용 기술을 선정했다. 유니트리와 유닉스AI, 갤봇, 푸두로보틱스, 딥로보틱스, 애지봇 등이 참가해 가정과 서비스업, 산업 현장으로 넓어지는 로봇의 활동 영역을 소개했다.



격투하고 태극권 펼치고…휴머노이드 움직임 경쟁
유니트리 전시 공간에서는 휴머노이드 두 대가 링 위에서 격투 동작을 주고받았다. 상대를 향해 팔을 뻗고 다리를 들어 발차기하자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링 주변에서는 휴대전화로 시연 장면을 촬영하는 관람객이 이어졌다.

다른 전시 공간에서는 휴머노이드 두 대가 나란히 태극권 동작을 펼쳤다. 로봇들은 다리를 넓게 벌려 자세를 낮춘 뒤 한쪽 팔을 뻗고 몸의 방향을 전환했다. 여러 관절의 움직임을 조율하며 균형을 유지하는 제어 능력을 보여준 시연이다.

격투와 태극권은 관람객을 위한 볼거리인 동시에 휴머노이드의 균형 유지와 관절 제어 성능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두 발로 선 로봇은 팔을 휘두르거나 한쪽 발을 들어 올릴 때마다 달라지는 무게중심을 실시간으로 보정해야 한다. 몸을 낮추고 방향을 바꾸는 복합 동작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능력이 기술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꼽힌다.



샤오미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 전시관에서 관람객과 손가락을 맞대며 교감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2026. 9. 5/뉴스1 황진중 기자

샤오미 전시 공간에서는 휴머노이드가 관람객의 손동작에 맞춰 팔과 손을 움직이며 함께 손하트를 만들었다. 격투와 태극권이 역동적인 제어 성능을 보여줬다면 손하트 시연은 사람의 행동에 반응하고 교감하는 로봇의 활용 방향을 제시했다.

업계는 화려한 움직임만으로 실제 작업 능력을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고 본다. 미리 입력된 동작을 반복하는 것과 주변 환경을 인식해 작업 순서를 세우고 예상하지 못한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기술적 난도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기업들은 로봇을 주방과 작업대에 배치해 실제로 맡길 수 있는 일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로봇 기업 유닉스 AI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 전시관에서 가사 작업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2026. 9. 5/뉴스1 황진중 기자

주방·작업대 들어간 로봇…가사·산업 현장 겨냥
중국 유닉스AI는 주방 형태의 전시 공간을 꾸미고 커피 도구와 식기가 놓인 작업대에 사람 형태의 상체와 양팔을 갖춘 로봇을 배치했다. 팔 끝에는 물건을 집을 수 있는 집게형 손을 달아 컵과 식기 등을 다루는 가사 보조 활용법을 제시했다.

로봇의 외형이나 움직임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생활 공간에서 맡길 수 있는 일을 구체화한 구성이다. 컵과 식기, 조리도구처럼 크기와 형태, 재질이 다른 물건을 인식하고 적절한 힘으로 집어 옮기는 능력이 가사 보조 로봇의 실용성을 좌우한다.

유닉스AI는 시각·촉각 정보를 활용한 사물 인식과 모방학습, 여러 단계로 이뤄진 작업을 계획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가정과 호텔, 유통·외식 현장을 주요 활용처로 제시했다.

국내 로봇 기업 뉴로메카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 전시관에서 여러 개의 로봇팔을 활용해 작업하는 휴머노이드형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2026. 9. 5/뉴스1 황진중 기자

국내 로봇기업 뉴로메카는 사람 형태의 상체에 두 팔을 갖춘 로봇을 전시했다. 양팔 끝에 물체를 잡는 그리퍼를 장착하고 작업대에는 컵과 상자, 모형 등 다양한 물체를 배치했다. 두 팔을 함께 사용해 물건을 집고 옮기는 작업 환경을 구현했다.

로봇이 컵이나 식기를 집어 옮기는 일은 복잡한 판단이 필요한 작업이다. 물체의 위치와 크기를 인식하고 이동 경로를 계산한 뒤 깨뜨리거나 떨어뜨리지 않도록 손의 위치와 힘을 조절해야 한다. 사람이나 장애물과 충돌하지 않도록 주변 환경을 계속 확인하는 안전 제어도 필요하다.

IFA에서 로봇의 존재감이 커진 배경에는 AI홈의 진화가 자리한다.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해 가전을 제어하는 단계에서 직접 물건을 다루고 가사를 보조하는 단계로 업계의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상용화의 관건은 전시장에서 선보인 동작을 구조와 물건 배치가 계속 달라지는 실제 환경에서 얼마나 정확하고 반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느냐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움직이느냐보다 실제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가정과 산업 현장에서 사람이 필요로 하는 작업을 얼마나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수행하는지가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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