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계란 모습. 2026.8.27 © 뉴스1 이종수 기자
배와 조기 가격이 지난해보다 8% 넘게 상승한 데 이어 쌀, 달걀 등 주요 성수품도 높은 가격을 이어가면서 추석 차례상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축수산물 전체 물가는 하락했지만 차례상에 오르는 주요 품목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더욱이 비교적 안정세였던 채소류도 최근 들어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금치 가격이 한 달 새 68.2% 급등하고 배추와 호박도 두 자릿수 상승하면서 추석을 준비하는 가계의 장바구니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명절을 앞두고 먹거리 가격 상승이 가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성수품 공급과 할인 지원을 확대하는 등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농축수산물은 2.6% 내렸지만…배·조기·쌀·달걀은↑
6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2.6% 내렸다.
농산물 가격이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지만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1.5%, 3.8% 상승했다. 가공식품 가격도 지난해보다 1.5% 올랐다.
농축수산물 전체 물가 흐름과 달리 차례상에 오르는 주요 품목은 지난해보다 비쌌다. 배는 전년 동월보다 8.4%, 조기는 8.5% 상승했다. 쌀은 6.2%, 달걀은 5.2%, 국산쇠고기는 3.3% 올랐다. 명태 가격도 3.6% 상승했다.
나물 재료인 도라지와 고사리는 각각 4.9%, 3.6% 올랐다. 당면은 8.9%, 간장과 참기름은 각각 8.8%, 5.5% 상승했다. 떡 가격도 지난해보다 4.0% 올랐다.
가공식품 중에서는당면과 참기름이 전월보다 각각 6.1%, 4.7% 상승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농축수산물은 출하량 증가와 정부 할인 지원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지만 일부 품목은 수급 여건에 따라 가격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가공식품은 출고가격 인상분이 순차적으로 반영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 채소 매장에 상추가 진열돼 있다. 추 © 뉴스1 김명섭 기자
채솟값 한 달 새 12.4%↑…"체감 물가 높아, 근본 대책 필요"
추석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채소류도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장바구니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채소류 가격은 전월보다 12.4% 올랐다.품목별로는 시금치가 한 달 새 68.2% 급등했고 배추와 호박도 각각 37.0%, 28.8% 상승했다. 무 역시 5.7% 올랐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지난해 8월에도 채소류 가격이 전월보다 19.2%, 재작년에도 16.3% 상승했다"며 "여름철에는 기온 상승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휴가철 수요 증가, 병충해 방제 등에 따른 경영비 증가로 채소류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명절에는 배·조기·쇠고기·달걀 등 특정 품목의 소비가 집중되는 만큼 가격이 더욱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먹거리는 소비자들이 생존을 위해 매일 소비해야 하는 만큼 가장 중요한 물가"라며 "전체 물가지수가 괜찮게 나오더라도 자주 구매하고 가격에 민감한 채소 등의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먹거리 물가는 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먹거리 가격이 오르면 저소득층이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며 "먹거리 물가 상승은 서민들의 삶과 민생에 부담을 더하고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배추·무·사과·배·소고기·명태 등 19대 성수품을 평시의 1.6배인 18만 3000톤 공급한다.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030억 원을 투입해 품목에 따라 소비자 구매가격을 최대 50% 낮출 계획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명절 기간에 집중되는 할인 지원만으로는 누적된 먹거리 물가 부담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 교수는 "명절 할인 지원 등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수 있다"며 "최근 먹거리 물가가 많이 치솟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물가 관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정부가 국민생활과 밀접한 먹거리 등 물가 안정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농축산물 할인 지원 정책을 강력하게 펴야 한다"며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를 가리지 않고 소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할인 지원을 대대적으로 확대해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phlox@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