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 믿고 샀는데, 과연?' 4700원 비빔밥…김밥천국 놀랄 기세[먹어보고서]

경제

이데일리,

2026년 9월 06일, 오전 09:15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시경 Pick 전주식소고기비빔밥’의 고명과 고추장, 참기름을 밥에 넣은 모습. 소고기를 포함한 8가지 고명으로 구성됐다. (사진=한전진 기자)
‘시경 Pick 전주식소고기비빔밥’의 고명과 고추장, 참기름을 밥에 넣은 모습. 소고기를 포함한 8가지 고명으로 구성됐다. (사진=한전진 기자)
편의점 비빔밥은 늘 애매한 자리였다. 도시락보다 건강해 보여 손이 가지만, 막상 열어보면 나물은 몇 젓가락 분량이고 밥은 냉장고에서 굳은 채가 대다수다. 세븐일레븐이 지난 2일 연예인 성시경을 앞세워 내놓은 ‘시경 pick 제철 비빔밥’ 3종은 이런 불만을 겨냥한 상품이다. 셋 중 가장 저렴한 ‘전주식소고기비빔밥’을 골랐다. 가장 싼 제품으로도 ‘먹잘알’ 성시경의 이름값을 할 수 있을까.

시리즈는 비법간장가을무비빔밥과 비법강된장불고기비빔밥(각 5200원), 전주식소고기비빔밥(4700원) 등 3종이다. 평창 고랭지 무와 곤드레 등 가을 식재료를 쓰고 간장, 강된장, 고추장 등 장도 제품별로 달리했다. 성시경은 개발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시식에 참여했다. 전주식소고기비빔밥은 기존 인기 제품을 시리즈에 편입한 것으로, 소고기 등 8가지 고명에 고추장을 곁들였다.

성시경 얼굴이 인쇄된 비닐을 걷어내자 알록달록한 고명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소고기를 비롯해 지단과 당근, 콩나물, 버섯, 애호박, 도라지 등 8가지 고명이 칸마다 나뉘어 담겨 있어 시각적으로도 제법 풍성했다. 트레이를 들어내니 아래에는 밥도 넉넉하게 깔려 있었다. 가운데 놓인 고추장에는 ‘100% 진한맛, 80% 보통맛, 50% 순한맛’이라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시경 Pick 전주식소고기비빔밥’의 밥과 고명 트레이를 분리한 모습. 밥은 전자레인지에 30초간 데운 뒤 고명과 함께 비벼 먹는 방식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시경 Pick 전주식소고기비빔밥’의 밥과 고명 트레이를 분리한 모습. 밥은 전자레인지에 30초간 데운 뒤 고명과 함께 비벼 먹는 방식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조리라고 할 것도 없다. 고명 트레이를 들어낸 뒤 밥만 전자레인지에 30초 돌리면 끝이다. 데운 밥 위에 고명을 쏟고 고추장을 절반쯤 짜 넣은 뒤 참기름을 둘렀다. 고소한 향이 올라오면서 제법 그럴듯한 비빔밥 모양새가 갖춰졌다. 비벼놓고 보니 양도 눈으로 처음 봤을 때보다 많았다. 400g이라는 중량답게 김밥천국 비빔밥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인상이었다.

첫 숟갈에서 가장 눈에 띈 건 밥이었다. 30초만 데웠는데도 밥알이 고슬고슬하게 살아 있었고, 냉장 편의점 밥에서 간혹 느껴지는 특유의 향도 거의 없었다. 딱딱하게 굳거나 뭉친 부분도 찾기 어려웠다. 고명은 콩나물이 다소 물러진 것을 제외하면 당근과 애호박 등에서 아삭한 식감이 남아 있었다. 소고기는 양이 많지 않았지만 중간중간 씹히며 나물 위주의 맛에 감칠맛을 더했다.

고추장은 매콤함보다 달큰함이 앞섰다. 군대에서 비빔밥에 곁들여 먹던 볶음고추장 ‘맛다시’ 계열의 익숙한 맛이다. 여기에 참기름의 고소함이 더해지니 무난한 정석 비빔밥 맛이 났다. 고추장을 절반만 넣었는데도 간은 충분했다. 양도 성인 남성이 한 끼를 먹었다는 느낌을 받기에 모자라지 않았다. 배부름을 10점 만점으로 매기면 8점 정도다.

세븐일레븐 ‘시경 Pick 전주식소고기비빔밥’에 소고기 등 8가지 고명이 칸별로 나뉘어 담겨 있다. 고추장 용기에는 취향에 따른 양 조절법이 표시돼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세븐일레븐 ‘시경 Pick 전주식소고기비빔밥’에 소고기 등 8가지 고명이 칸별로 나뉘어 담겨 있다. 고추장 용기에는 취향에 따른 양 조절법이 표시돼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다소 아쉬운 점은 매운맛이다. 혹시 고추장을 적게 넣어서인가 싶어 남은 양을 모두 넣고 다시 비벼봤지만 맵기가 크게 올라가지는 않았다. 매운맛을 즐긴다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4000원대 편의점 비빔밥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밥과 고명에 꽤 신경 쓴 흔적이 보였다. 이달 카드 할인 등 행사를 적용하면 3000원대에도 살 수 있다.

이런 가격 경쟁력은 치솟은 외식비와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지역 비빔밥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 1769원, 김밥 한 줄은 3869원이다. 4700원인 전주식소고기비빔밥은 외식 비빔밥의 약 40% 가격인 셈이다. 실제 세븐일레븐의 올해 비빔밥 매출은 전년 대비 25% 늘었고, 전주식소고기비빔밥은 전체 도시락 판매 4위다.

편의점의 ‘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세븐일레븐은 비빔밥을 핵심 전략 도시락으로 키우고 계절별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처음에는 미식가로 유명한 성시경의 이름이 궁금해 집었지만, 다시 찾는다면 이름 때문은 아닐 것 같다. 급하게 한 끼를 해결하거나 점심값을 아껴야 하는 날, 비빔밥이 당긴다면 다시 집을 만하다.

세븐일레븐 ‘시경 Pick 전주식소고기비빔밥’. 가수 성시경이 제품 개발 과정에서 시식에 참여한 제품으로 가격은 4700원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세븐일레븐 ‘시경 Pick 전주식소고기비빔밥’. 가수 성시경이 제품 개발 과정에서 시식에 참여한 제품으로 가격은 4700원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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