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에서 초대권이 없는 일반 시민들이 ‘2027 S/S 서울패션위크’ 패션쇼 잔여석에 선착순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박지애 기자)
오후 7시 시작하는 패션쇼를 몇 시간 앞두고 늘어선 긴 줄은 대부분 초대권이 없는 일반 시민들이었다. 초청객 입장 후 남는 좌석을 선착순으로 개방한다는 소식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것이다.
올해로 26년째를 맞은 이번 서울패션위크의 가장 큰 변화는 ‘무대의 확장’이다. 서울시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중심으로 열어온 서울패션위크가 올해 처음 롯데백화점과 손잡고 롯데타운 잠실까지 공식 무대를 넓혔다. 잠실 행사가 시작된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월드파크 잔디광장 일대에는 총 6만명, 하루 평균 3만명이 찾았다.
단순히 패션쇼 장소 하나가 추가된 데 그치지 않았다. 쇼핑과 외식, 관광을 위해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잠실에 런웨이를 세우고 K팝과 글로벌 브랜드 체험 콘텐츠를 함께 배치하면서 일부러 패션위크를 찾지 않았던 사람까지 자연스럽게 행사 안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나타났다.
◇패션쇼 티켓 없어도 즐긴다…NCT·아디다스에 발길
실제 이날 월드파크에서 만난 관람객 중에는 패션업계 관계자들 못지 않게 일반 시민과 가족 단위 방문객이 눈에 띄었다.
머리에 알록달록한 브릿지 집게핀을 꽂고 한껏 멋을 낸 12살 A양은 “패션쇼에 들어가지 못해도 여기저기 둘러보면 멋진 사람들도 많고 볼 것도 많아서 재미있다”며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아이돌이 꿈이라는 박 양은 부모에게 서울패션위크에 가보고 싶다고 졸라 함께 잠실을 찾았다.
4일 저녁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에서 열린 ‘2027 S/S 서울패션위크’ 그리디어스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롯데 키즈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런웨이를 걷고 있다. (사진=박지애 기자)
아디다스 전시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패션 콘텐츠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사진을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마치 자신이 런웨이를 걷는 듯한 영상을 만들어준다. 기자도 직접 체험해보니 불과 몇 분 만에 화면 속에서 모델처럼 런웨이를 걷는 모습이 완성됐다.
패션쇼를 멀찍이서 바라보는 데 그치는 대신 직접 옷과 콘텐츠를 체험하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야외 런웨이 주변을 둘러보던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전시장에 들어왔다가 다시 쇼핑몰로 이동하는 모습도 이어졌다.
특히 눈에 띈 건 NCT 팬들이었다. 4일부터 6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에서는 NCT 127과 NCT 드림(DREAM), WayV, NCT 위시(WISH) 멤버들이 실제 활동 당시 착용한 무대 의상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날인 6일에는 관련 의상을 활용한 플리마켓과 NCT 멤버들의 런웨이도 예정돼 있다.
현장에서 만난 중학생 B양은 6일 다시 잠실을 찾을 계획이라고 했다. B양은 “NCT 오빠들이 오는 날에는 아침 일찍부터 와서 기다릴 생각”이라며 “바로 옆에 롯데월드몰이 있어 기다리다 힘들면 들어가 밥을 먹거나 구경하며 쉴 수 있어 오래 기다리는 것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기다리다 밥 먹고 쇼핑도…‘패션축제’가 된 롯데타운
DDP가 디자이너와 바이어 등 패션업계 관계자를 연결하는 전문적인 패션 플랫폼이라면, 올해 처음 공식 무대에 합류한 잠실은 서울패션위크의 외연을 일반 시민과 관광객으로 넓히는 역할을 맡았다. 쇼핑·외식·K팝·관광 콘텐츠가 한데 모여 있다는 점도 잠실이 가진 강점이다.
4일 저녁 ‘2027 S/S 서울패션위크’ 패션쇼가 끝난 뒤에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일대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박지애 기자)
때문에 패션쇼를 보기 위해 목적지를 찾아오는 사람뿐 아니라 기존에 잠실을 찾았던 쇼핑객이나 외국인 관광객을 행사 관람객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가능하다. 이날 현장에서도 행사장 주변을 둘러보거나 사진을 촬영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롯데백화점은 3일부터 6일까지 월드파크에서 서울패션위크 런웨이를 진행하는 동시에 NCT·아디다스 전시, 에비뉴엘 김해김 팝업 등 관련 콘텐츠를 롯데타운 곳곳에 배치했다. 첫날 김해김을 시작으로 4일 그리디어스, 5일 던스트·제너럴아이디어·EBM·마하그리드 등의 런웨이를 열어 패션쇼 관람이 쇼핑과 외식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DDP가 패션산업 관계자 중심의 전문 무대라면 잠실은 일반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까지 K패션을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월드파크부터 백화점과 쇼핑몰까지 롯데타운 전체를 활용해 K패션과 K팝, 쇼핑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