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기준 높이자 238곳 영향권…개미 보유주식만 8조원

경제

뉴스1,

2026년 9월 06일, 오전 11:25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의 모습. 2025.10.24 © 뉴스1 이호윤 기자

상장폐지 기준 강화로 영향권에 들어온 상장사의 소액주주가 단순 합산 기준 3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만 약 8조 원에 달한다.

정부가 시장 충격을 고려해 시가총액 기준 추가 상향을 6개월 유예했지만 내년 7월부터는 강화된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이 470곳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할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실이 한국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주가가 1000원 미만이거나 시가총액이 상장유지 요건에 못 미친 기업은 총 238곳이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시총 기준(300억 원) 미달 기업이 39곳, 주가 기준 미달 기업은 30곳이었다. 두 요건에 모두 해당하는 8곳을 제외하면 총 61곳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시총(200억 원) 미달 기업이 117곳, 주가 기준 미달 기업은 91곳이었다. 중복 기업을 제외하면 총 177곳이 상장폐지 기준 영향권에 들어왔다.

당시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는 코스피시장 2조 1784억 원, 코스닥시장 4조 6153억 원으로 총 6조 7937억 원이었다.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 크다. 2025사업연도 기준 코스피시장 해당 기업의 소액주주는 95만 9878명으로 총 15억 3000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평가액은 1조 4500억 원이다.

코스닥시장 해당 기업의 소액주주는 216만 6832명으로 총 41억 5000만 주를 보유했다. 평가액은 6조 4100억 원에 달했다.

두 시장의 소액주주 수를 단순 합산하면 312만 6710명, 이들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총 7조 8600억 원 수준이다.

물론 한 투자자가 여러 종목을 보유할 수 있어 소액주주 수에는 중복이 포함될 수 있다. 상장폐지가 곧 보유주식 가치의 전액 손실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수백만 명의 투자자와 수조 원 규모의 자금이 강화된 상장폐지 제도의 영향권에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은 시장의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 상장규정 개정안 시행 이후 이달 4일까지 주가 또는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종목은 총 52개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 2026.5.26 © 뉴스1 이호윤 기자

시장에서는 상장폐지 기준 강화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월 상장폐지 시총 기준을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높이겠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올해 2월 연간 단위였던 상향 일정을 반기 단위로 압축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코스피 500억 원, 코스닥 300억 원 시총 상장유지 기준이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지난 4일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 상향 시점을 6개월 늦춰 내년 7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문제는 유예기간이 끝난 이후다. 박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내년 7월부터 적용될 강화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은 총 471곳에 달한다. 코스피 114곳, 코스닥 357곳이다.

시장에서는 시가총액이나 주가와 같은 획일적인 기준으로 상장폐지 여부를 판단할 경우 사업 경쟁력과 무관하게 일시적인 수급 악화로 주가가 하락한 기업까지 퇴출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업들이 상장 유지에 필요한 시총을 맞추기 위해 투자 대신 단기적인 주가 부양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총 기준을 맞추는 것 자체가 기업 경영의 주요 목표가 되면 공장 증설이나 연구개발(R&D) 등 장기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다산'의 이익은 금융투자업계와 거래소의 수수료, 정부의 거래세로 돌아가지만 '다사'의 피해는 투자자가 떠안는다"며 무조건적인 퇴출보다 '적산적사'(적절한 상장과 적절한 상장폐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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